▶ 방어권 침해 논란에 한발 물러서…재판 기각 우려 해소

1월 5일 미국으로 이송되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
미국 정부가 마약 밀수 등의 혐의로 미국 내 구치소에 수감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법정 변호 비용을 베네수엘라 정부 자금으로 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이 '독재자'로 규정하고 제재를 가해온 인물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제재 조항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25일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과 마두로 측은 미 재무부가 마두로 변호사 비용 지급을 위해 기존 제재 라이선스(면허)를 수정했다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3월 5일 미국과의 외교 관계 정상화 이후 확보한 자금으로 마두로와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변호인단 수임료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 동결된 자금이 아닌, 양국 관계 정상화 이후 발생한 신규 자금에 한해 빗장을 풀어준 셈이다.
마두로 부부와 베네수엘라 정부는 모두 미 정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돼 있어, 동결된 자금을 쓰려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사전 허가가 필요했다.
그동안 마두로 측은 미국의 제재로 변호사 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미 헌법이 보장하는 피고인의 방어권 침해라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소 자체를 기각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검찰과 대립했다.
미 재무부의 결정은 지난달 26일 공판에서 담당 판사가 방어권 보장을 강조하며 검찰을 압박한 지 약 한 달 만에 나왔다.
당시 앨빈 헬러스타인 담당 판사는 피고인의 방어권은 최우선 가치라며, 당장 사건을 기각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자금 지급을 계속 막을 경우 향후 기각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헬러스타인 판사는 또 마두로 부부가 현재 미국에 구금돼 있어 위협이 되지 않는 점과 양국 관계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제재 규정을 경직되게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재판 기각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유무죄를 다투는 본재판 준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마두로 측은 향후 재판에서 국가수반으로서 면책 특권을 주장하며 미국의 체포와 기소가 부당하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