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 안주면 옮긴다”…불법 부추기는 ‘데이케어 샤핑’

2026-04-08 (수) 07:06:31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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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끊이지 않는 ‘페이백’ 악순환

▶ ‘회원확보’ 가 곧 돈…경쟁 치열할수록 무리수 동원

“돈 안주면 옮긴다”…불법 부추기는 ‘데이케어 샤핑’

2월초 단속에 적발된 후 영업중단 조치를 받은 한인 데이케어센터 입구.

▶ 홈케어·약국 등까지 얽힌 변칙 운영 경우도
▶ 단순 용돈 아닌 ‘사기 공모’…형사처벌 가능성도

뉴욕일원 한인 어덜트 데이케어 업계를 둘러싼 현금 지급 관행이 10년 넘게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내부에서는 이를 일부 업체들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병폐의 악순환’으로 보고 있다.

데이케어의 수익 구조는 단순하다. 등록 회원 수와 이용시간에 비례해 관련 당국의 메디케이드 보조금을 받는 방식이다. 결국 회원 확보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무리한 유치 방식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데이케어 센터는 회원 1인당 하루 평균 80~90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주 5일 기준으로 등록하면 한 달에 약 1,800~2,000달러에 달하게 된다. 이 보조금 가운데 일부 데이케어들은 일정액을 회원에게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이른바 ‘페이백(Payback)’을 통해 회원을 유치하는 영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문제는 현금을 통한 회원 유치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데이케어 운영만으로는 수익을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에 일부 업체들은 홈케어, 약국, 통증병원 등과 연계해 ‘패키지 수익’을 창출하는 변칙 운영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현금 지급 관행의 책임은 비단 업체에만 있지 않다. 일부 노인들의 이른바 ‘데이케어 샤핑’ 행태가 불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부 이용자들은 무리지어서 여러 센터를 돌며 현금 액수를 비교하고, ‘가입 보너스(?)’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례로 최근 한 한데이케어 관계자는 신규 방문 노인의 요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월 플러싱 지역의 단속 사례를 언급하며 “메디케이드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만류했지만, 돌아온 답은 “안 주면 (현금) 주는 데로 가겠다”는 냉담한 반응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데이케어일수록 경쟁에서 밀리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데이케어 운영자는 “결국 생존을 위해 같은 방식에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금 수취 행위 자체가 ‘불법 리베이트’에 해당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적발시 메디케이드 자격 박탈은 물론, 수령 금액 환수와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사당국이 장부를 확보할 경우, 현금을 받은 노인들 역시 ‘사기 공모자’로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2월 플러싱의 한인 데이케어센터를 단속했을 당시 수사당국이 컴퓨터 자료를 대거 압수한 바 있어, 해당 데이케어에 출석했던 일부 회원들의 경우 아직도 불안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변호사는 “단순한 용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한 정부 예산을 사취하는 행위”라며 “반복적일 경우 실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끊이지 않는 불법적 관행으로 인한 가장 큰 우려는 무엇보다 한인사회 전체에 미칠 파장이라는 지적이다.

한 소셜워커는 “눈앞의 몇백 달러 때문에 한인 노인복지 시스템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후대들이 누려야 할 혜택을 갉아먹고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 내부의 자성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바보 취급을 받으면서 까지 현금 유혹을 한사코 마다하는 어르신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정직한 이용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업계의 투명한 운영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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