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후통첩 시한 앞두고 열차공격 위협에 인간사슬도…협상 안갯속

2026-04-07 (화) 03: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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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이틀째 이란 석유화학단지 공격…철도망 공습도 예고

▶ 이란, 사우디 석유화학단지 보복 공격…美 발전소 공격 대비 ‘인간사슬’ 촉구
▶ 트럼프 “하룻밤 만에 이란 전역 없앨수도”…이란 “공세 영향없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한 합의 시한이 만 하루도 남지 않은 가운데 양측은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상대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휴전 합의 후 종전을 논의하는 2단계 방식의 중재안을 전달받았지만, 막판까지 양측 입장이 팽팽해 이대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충돌이 다시 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시한 직전까지 양측의 무력 공방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이틀째 이란 석유화학 단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은 휴전 논의 관련 보도가 나온 전날에도 아살루예의 석유화학 단지를 타격해 가동을 중단시킨 바 있다.

아살루예는 이란 남부 해역의 세계 최대 해상 가스전 사우스 파르스와 인접한 이란 에너지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축을 겨냥해 전쟁 자금을 끊고 정권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생각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란 남부의 부셰르 원자력발전소도 계속해서 타격하고 있다.

러시아의 지원으로 건설된 부셰르 원전은 현재 이란에서 가동되고 있는 유일한 원전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원자력 안전에 실질적 위험이 초래되고 있고 이란은 물론 그 밖의 지역 주민에게도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공격 중단을 호소했다.


부셰르 원전은 지금까지 네차례 표적이 됐는데, 그로시 총장은 이 가운데 한차례 공습이 원전 경계선에서 불과 75m 떨어진 지점을 강타했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스라엘은 이란 철도망까지 공격 범위를 넓힐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란 민간인들을 향해 "안전을 위해 지금부터 이란 시간으로 오후 9시까지 전국적으로 열차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경고했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주변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반격을 멈추지 않았다.

시리아 국영TV는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와 인근 지역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면서 발생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대변인은 동부지역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 7발을 요격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우디 동부 주바일 지역 산업지구 내 석유화학 단지가 공격을 받아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AFP에 전했다.

포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제시한 합의 최종 시한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현상 시한을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제시하고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여러 차례 합의 시한을 번복해오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거듭해서 '최종시한'이라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이란이 미국의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나라 전역을 하룻밤 만에 없앨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이란군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라며 "이런 근거 없는 위협은 이슬람 전사들이 미국과 시온주의 적에 맞서 벌이는 공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란은 일시적인 휴전은 수용할 수 없으며 특정 시한을 정해놓고 결정하라는 식의 압박에도 거부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일시적 휴전의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이라고 한다.

이란 정부가 전날 중재국인 파키스탄에 전달한 미국의 종전안에 대한 공식 답변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 사항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핵심 제안은 ▲역내 군사적 충돌의 전면 중단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을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 수립 ▲전후 재건 지원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등이다.

구체적으로 이란은 재침략 방지 조장과 레바논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중단, 모든 제재 해제 등 10개항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란 측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요구가 수용돼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것이 이란 측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란 측 요구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당 약 200만달러(30억원)의 통행료를 부과하고, 이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인프라 재건에 사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NYT는 전했다.

이처럼 양국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협상 참가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감 시한 전까지 극적 타결을 이뤄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결국 미군이 이란 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란은 자국 청년들을 사실상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청소년최고위원회는 이날 국영방송 성명에서 "모든 청년, 운동선수, 예술가, 학생, 대학생, 그리고 교수들"을 향해 발전소 주변에 '인간 사슬'(human chains)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청소년최고위원회는 "우리의 국가 자산이자 자본인 발전소는 어떠한 취향이나 정치적 견해와 상관없이 이란의 미래이자, 이란 청년들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란은 과거에도 서방과의 핵 긴장이 고조됐을 때 발전소 주변에 인간사슬을 만든 적이 있다고 AP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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