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격 돌파구냐 궤멸적 타격이냐…이란 전쟁 ‘운명의 24시간’

2026-04-06 (월) 03: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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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협상시한 못박으며 합의불발시 ‘4시간내’ 핵심인프라 줄타격 경고

▶ 중재국의 ‘45일 휴전안’ 등장 속 부분적 절충안이라도 합의될지 초미 관심
▶ 합의 무산돼 인프라 타격 감행시 호르무즈도 못 열고 장기전 수렁 가능성

전격 돌파구냐 궤멸적 타격이냐…이란 전쟁 ‘운명의 24시간’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면서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설정한 시한을 더는 미루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만 하루 정도 후면 양측이 새로 등장한 '45일 휴전안'을 토대로 전격 돌파구를 마련하며 대대적 확전에 제동을 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이란 핵심 인프라에 대한 집중 타격이 시작돼 전 세계를 또다른 차원의 불확실성으로 던져넣을지 판가름 난다.

여러 차례 말을 바꿔온 트럼프 대통령이 시한을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개전 6주 차에 이란 전쟁이 결정적 국면에 다다르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거듭해서 확언한 협상 시한은 '7일 오후 8시'다. 이날 오전 백악관 부활절 관련 행사때 이것이 '최종시한'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계획이 있다. 이란의 모든 교량이 내일 밤 12시까지 파괴되고 이란의 모든 발전소가 폭파돼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한다면 밤 12시까지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제시된 시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이란 핵심 인프라에 대한 타격에 나설 것이며, 인프라 공격 개시 4시간 안에 이란에 궤멸적 피해를 주겠다는 메시지였다. 압박 강도를 한층 더 높인 것이다.

하룻밤이면 이란을 없애버릴 수 있다면서 '모든 발전소', '모든 교량'이라는 식으로 국가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킬 규모의 타격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민간이 이용하는 발전소와 교량을 치면 전쟁 범죄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민간 시설에 대한 타격을 실행할 경우 국제법 위반 논란이 불 보듯 뻔한데도 개의치 않겠다며 돌파 의지를 부각한 것이다.

7일 오후 8시라는 시한도 갑자기 하루 늦춘 것이고 그 전에도 시한 연장이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또 말을 바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표면적으로는 더 이상 퇴로를 열어두지 않고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초미의 관심은 중재국들이 마련한 '45일 휴전안'을 토대로 최고조에 이른 긴장을 일정 부분이라도 완화할 돌파구가 마련되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은 45일 휴전안에 대해 "충분치 않지만 중요한 진전"이라고 했다. 휴전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조건으로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인프라 타격 단행에서 물러설 수 있으려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어떤 식으로든 완화하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아주 중대한 우선순위"라면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가 있어야 하며 합의의 일부는 석유의 자유로운 이동"이라고 했다.

따라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부분적 합의가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렛대 효과를 어느 때보다 확실히 알게 된 이란이 당장 '전면 개방' 같은 요구에 응하지는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어느 정도 살려줄 수 있는 선에서 부분적이고 단계적인 해결에 동의한다면 긴장 완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다만 양쪽의 요구 사이에 간극이 워낙 크다. 무엇보다 이번 미국의 대이란 공격이 미국-이란간 협상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이었던 2월28일 시작된 데 대한 배신감과 대미 불신이 큰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출로 모색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이란은 이날 공식적으로는 일시 휴전안을 거부하면서 영구적 종전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설정한 시한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이란의 핵심 인프라 연쇄 타격을 결행한다면 그 이후 전개는 '시계제로'의 상황이 될 수 있다.

궤멸적 타격을 하고 나서 승리를 선언한다고 한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그대로일 수 있다. 오히려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압박하기 위해 '호르무즈 지렛대'를 더욱 강도 높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가 안정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칫 글로벌 에너지 위기 고조에 따른 수렁에 자기발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가게 될 수 있다. '에너지자립국인 미국은 2선 지원을 할테니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직접 해협을 챙기라'면서도 결국 호르무즈 개방을 거의 최우선 순위로 내세우는 데서 트럼프 대통령의 딜레마가 읽힌다.

'호르무즈 의존도'가 미미한 미국 역시 국제유가 급등 흐름 속에 자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을 목도하고 있는 상황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두통거리'가 되고 있다.

이란의 반격도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실상 승리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란을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하지만 미군의 F-15E 전투기가 이란에서 격추된 사건에서 보듯 이란이 미국에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피하고 싶은 장기전이 불가피해지는 상황마저 올 수 있다.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지상군 투입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대이란 압박의 수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일 수도 있지만 시한 연장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명분 삼아 개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 보유분 확보와 같은 군사적 성과를 모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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