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즈티바 “봉쇄계속” 장기전 선언
▶ 네타냐후 “향후 더 많은 공격” 경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취임 후 첫 성명을 통해 초강경 입장을 천명한 가운데 이란 측이 미국의 저지에도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렛대 삼아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 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그들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 복수의 미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이날부터 호르무즈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은 10일부터 이란 기뢰 부설함 16척을 타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더 작은 배'들을 사용해 기뢰를 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만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기뢰를 설치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만약 기뢰 설치가 사실일 경우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확실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모즈타바는 이날 이란 국영 IRIB방송을 통해 공개한 취임 후 첫 공식 발언에서 “우리는 순교자의 피에 복수할 것"이라며 "적(미국·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으로써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이란 외무차관도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가 이미 해협 통과에 대해 우리와 논의했으며, 우리는 그들과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한 채, 우호국이나 비(非)침략국 선박들은 선별적으로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 13일 튀르키예 보유 선박 한 척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해협을 지났다고 압둘카디르 우랄로을루 튀르키예 교통인프라장관이 밝혔다.
모즈타바의 강경 기조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은 물론 페르시아만(걸프) 전체에서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12일 오전 1시 30분쯤 걸프 북부 이라크 해안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된 데 이어 오전 6시 19분쯤 호르무즈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해안을 항해하던 컨테이너선 1척도 미확인 발사체에 피격됐다. NYT는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지금까지 선박 최소 16척이 걸프만에서 공격받았다고 집계했다.
주변국에 대한 공격도 계속됐다. 이날 오만에서는 무인기(드론) 잔해가 떨어지면서 2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13일엔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미국 금융회사들이 입주해 있는 UAE 두바이 도심의 국제금융지구(DIFC) 내 빌딩도 공격을 받았다. 같은 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영공에 날아온 이란 미사일을 세 번째 격추했다.
미국과 이스라엘도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과 댄 케인 합창의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이날 이란을 상대로 개전 이후 최대 규모 공습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이스라엘 공군의 합동 공습으로 개전 이후 현재까지 1만5,000개의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이란 미사일 전력의 90%, 자폭 드론 공격의 95%가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새벽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이 미치광이 쓰레기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라”며 “우리는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고 이란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또 이날 방송된 미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서는 “다음주 이란을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해, 공습이 다음주에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중동 전쟁 14일째이자 이란의 연례 ‘쿠드스의 날’(반이스라엘 기념일)인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선 반(反)미·이스라엘 시위가 열렸다. AFP통신과 이란 매체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생존한 정권 실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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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