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란 맘다니는 뉴욕시를 생활비가 저렴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시장직에 출마했다. 하지만 이번주 그가 공개한 시 예산안은 한마디로 ‘감당 불가능’한 규모다.
뉴욕시는 너무도 오랜동안 재정적으로 방만하게 운영되었기 때문에 언론에 공개된 1,270억 달러라는 수치는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해를 돕기 위해 말하자면 이 액수는 그리스나 태국과 같은 중형 규모의 국가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전체 연간 경비와 맞먹는다.
뉴욕시의 예산은 최근 몇 년동안 크게 팽창했다. 마이크 블룸버그 시장이 2014 회계연도에 채택한 예산은 대략 700억 달러에 달했다. 불과 10여년만에 예산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났고, 물가상승률과 뉴욕시의 경제성장률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뉴욕시에서 발생한 이같은 현상은 거대 도시의 자금조달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인구 유출과 동시에 진행됐다. 팬데믹 기간에 뉴욕시의 인구는 2020년 4월부터 2022년 7월 사이에 5.3% 급락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약간의 반등이 있었지만 2022년 현재 여전히 2020년의 기준 인구를 밑돌고 있다.
이를 산술적으로 풀어 말하면 더 큰 경비를 더 적은 납세자들이 분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민 1인당 지출을 비교해보면 불균형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링컨 인스티튜트의 재정표준화 수치를 기준으로 볼 때, 뉴욕시의 2023년 일반 지출은 LA보다 30% 이상, 휴스턴에 비해 두 배이상 높았다.
이처럼 높은 지출의 댓가로 뉴욕시 주민들은 무엇을 얻을까? 국내 최대 교육구인 뉴욕시의 교육 시스템을 눈여겨보라. 뉴욕시의 교육 예산은 늘어났지만 등록 학생수는 감소했다. 2019년에 대략 340억 달러였던 교육예산은 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6 회계연도의 학생 1인당 지출은 전국 최고 수준인 3만5,0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다. 졸업생 수, 테스트 점수와 읽기 능력은 기껏해야 중간 수준으로 뉴욕시보다 훨씬 적은 교육비를 지출하는 다른 지역들과 비슷하다.
이제 세금 문제를 살펴보자. 사실 뉴욕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정치적 논쟁의 종착점은 결국 “경비를 누가 부담하는가?”로 모아진다.
뉴욕시는 이미 미국 세금 스펙트럼의 한 쪽 극단에 놓여 있다. 고소득자들의 경우, 주와 시 소득세 합산 세율은 14.776%에 달한다. 여기에 연방세를 더하면 한계 세율은 50%를 넘어서며, 일부 투자소득 세율은 대략 55%까지 치솟는다. 뉴요커들의 평균 세율은 전국민 의료보험, 무료 대학교육과 훌륭한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뉴욕시에는 전장 300마일에 달하는 보행로 가림막과 건축 공사장 철제 울타리가 세워져 있다. 세련되고 정제된 유럽의 도시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기업에 대한 과세 또한 지나치다. 시민예산위원회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기업 활동을 하려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법인세율을 부담해야 한다. 주와 시가 기업에 과세하는 각종 세금의 세율을 합산한 법인세율은 17.44%에 달한다. 그럼에도 맘다니는 소득세율과 기업세 세율을 추가로 인상하거나 아니면 재산세를 거의 10% 인상할 것이라고 말한다. 2022년 현재 뉴욕시의 주택소유 비용에서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7% 이상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뉴욕시는 민주당이 직면하기 꺼리는 문제의 표본적 사례다. 민주당이 장악한 도시들은 통제불능 상태로 더 많은 것을 약속하고, 더 많은 돈을 쓰면서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지 못한 채 재정문제를 훗날로 밀어놓고 있다.
LA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이 장악한 대도시인 LA 역시 물가고와 무질서를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 도시의 2025-2026 회계연도 노숙자 지원예산은 총 9억5,000만 달러 정도다. LA 노숙자 서비스국은 2023년 한 해동안 전국의 노숙자 수는 9%, LA시의 노숙자 인구는 10% 중가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2015년 이후 전국의 노숙자 인구가 70%(LA시는 80%) 증가하자 “수십억 달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24억 달러의 노숙자 예산집행을 검토한 한 감사에서 LA시 담당 공무원들은 예산 사용처와 성과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카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소속인 시장의 지지율은 수면 아래로 깊숙이 잠수했고, 막대한 연금 지급 약속으로 시 정부는 파산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정부 이론’은 무엇인가? “지속적인 프로그램 추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라면 도시는 계속해서 감당할 수 없는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감당불가능한 물가는 정부가 통치 대상인 사회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계가 될 때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맘다니의 기본적인 직감은 옳다. 특히 주택문제를 중심으로 비용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한 정부 보조금 제공은 적절한 방식이 아니다. 보조금은 필연적으로 임대료 상승을 초래한다. (뉴욕시의 임대료 지원액은 2020 회계연도의 2억6,300만 달러에서 가장 최근 회계연도에는 13억4,000만 달러로 치솟았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임대료 지원은 다섯 배나 증가했지만 주택가격은 오히려 악화됐다.)
맷 이글레시아스는 시 정부가 시장가격의 주택을 정기적으로 풍부하게 짓는 것을 쉽고 일상적인 절차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인구 유입으로 세금기반이 확대되고, 학교 인원이 채워지며, 지역 GDP 상승이 따라 올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예산 부담 역시 줄어들게 된다.
뉴욕시의 시정을 이끄는 민주당원들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한다. 새로운 복지정책이 목표인양 발표하지 말고 대신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안전한 거리, 제대로 기능하는 학교, 예상가능한 위생 관리, 그리고 무엇보다 중산층이 살 곳을 찾을 수 있도록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뉴욕시는 더 이상의 거창한 수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뉴욕시가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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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 CNN ‘GPS’ 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