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터리] 기업의 내일을 여는 ‘관세안심플랜’

2026-02-05 (목) 12:00:00 유현욱 서울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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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쬐그만 것이 / 노랗게 노랗게 / 전력을 다해 샛노랗게 피어 있다.” 이형기 시인은 그의 시 ‘민들레꽃’에서 척박한 바위틈에서도 제 자리를 지키며 피어나는 생명의 경이로움을 노래했다. 시인은 이 작은 존재가 뿜어내는 생명력이 어떤 자로도 잴 수 없을 만큼 위대하다고 말하며 “한 댓새를 짐짓 영원인 양하고 / 보라 저기 민들레는 피어 있다”고 경탄을 보낸다.

민들레는 어디서나 ‘그냥’ 잘 자라는 듯 보이지만 씨앗 한 알이 바람에 실려 다시 꽃을 피우기까지는 치밀한 생존 전략이 작동한다. 씨앗 꼭대기에 핀 갓털은 공기저항을 극대화해 낙하 속도를 늦추고 작은 바람에도 오래 떠 있으면서 더 넓은 공간으로 이동할 기회를 만든다. 땅에 닿은 뒤에는 자신의 키보다 몇 배나 긴 뿌리를 땅 밑 깊숙이 내려 물을 길어올린다. 민들레의 강인함은 우연이 아니라 이러한 정교한 준비가 뒷받침된 결과다.

글로벌 경제의 거친 들판에서 분투하는 우리 수출입 기업들을 보면 이 민들레꽃이 떠오른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전력을 다해 제품을 만들고 낯선 시장을 개척하는 모습은 시구 그대로 ‘한치의 틈도 없는’ 사투와 같다. 하지만 민들레가 그러하듯 이러한 사투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정교한 준비가 필수다. 그 준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확한 수입 신고다. 수입 신고는 물품의 품명·과세가격 등 세액을 결정하는 정보를 제출하는 절차인 만큼 작은 오류 하나가 거액의 추징으로 돌아와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올해 1월부터 기업 스스로 신고 내용을 사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돕는 ‘관세안심플랜’을 마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행 첫 한 달간 관세안심플랜은 기업의 불확실성을 앞단에서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통상 현안 등으로 신속한 판단이 필요한 경우 품목 분류 사전 심사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시제품 단계에서도 미리 심사받을 수 있도록 해 조기에 수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전 심사 결과에 따라 수정 신고를 하면 가산세를 감면하고 ACVA(특수관계자 간 과세가격 사전 심사) 결정을 받은 업체는 해당 물품의 과세가격 분야에 대해 관세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기업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했다. 납세신고도움정보를 제공받은 기업의 자율 점검 기간 역시 두 배로 연장해 충분한 시간 속에서 오류를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관세안심플랜의 지원망은 더욱 촘촘해질 것이다. 외부 전문가와 함께 세금 납부의 적정성을 스스로 점검하는 기업에는 통관 심사를 간소화하는 등 자율적인 점검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고자 한다.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만드는 수출기업을 위해서는 환급 소요량(원재료 소모량) 사전 심사 혜택을 확대해 사후 조사 부담은 줄이고 환급은 더 신속히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품목별 세율 차이가 큰 고위험 분야의 정보를 조기에 제공하고 K뷰티와 K푸드 등 주요 산업별 품목 분류 지침서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기업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국민주권정부의 진정한 역할이다.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먼저 다가가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다. 관세청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세밀한 행정으로 우리 기업의 가장 미더운 조력자가 되겠다. 관세안심플랜을 동력으로 우리 기업들이 거친 경제의 파고를 넘어 세계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뿌리 내려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유현욱 서울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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