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MZ내 남측 철책 이남 관할권 한국군 이관 추진…전체 DMZ 남측구역의 30%
▶ 미 당국·유엔사 아직 답변 없어…실현되면 ‘DMZ 평화의 길’ 재개방 일부 가능해져

(파주=연합뉴스) 북한이 한국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상공에서 독수리가 남북을 가르며 비행하고 있다. 2026.1.11
비무장지대(DMZ) 관할권 문제가 한미 간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방부가 미국 측에 DMZ 공동관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분계선(MDL) 기준 남쪽 2㎞까지인 DMZ 남측구역 중 남측 철책 이북은 계속 유엔사가 관할하고, 철책 남쪽은 한국군(국방부)이 관할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원래 철책은 MDL 남쪽 2㎞ 지점을 연결한 남방한계선에 설치돼야 하나, 대북 감시 및 경계 임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일부 지역에선 이보다 북쪽에 설치됐다. DMZ 남측구역 중 철책 이남 지역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약 30%에 달한다.
5일(이하 한국시간) 한미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국방부는 미국 측에 DMZ 관할권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고,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와 한미안보협의회(SCM) 등 한미 국방 당국 간 협의체에서도 의제로 다룰 것을 요청했다.
DMZ 남측구역 중 남측 철책 이북 지역은 계속 유엔사가 관할권을 갖고 인원 출입 때도 승인권한을 행사하는 대신 철책 이남 지역은 한국군이 인원 출입에 대한 승인권을 갖는 등 관할권을 행사한다는 게 국방부의 구상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을 만나 직접 이런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당이 비군사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에 한해 DMZ 출입 권한을 한국 정부가 행사한다는 내용이 담긴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통일부도 입법 지원에 나서자, 유엔사는 이 법안은 정전협정과 상충한다면서 강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DMZ법이 통과된다면 정전협정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한국 정부가 협정 적용 대상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DMZ에 대한 관할권이 전적으로 유엔사에 있음을 강조했다.
국방부의 제안은 DMZ 관할권을 군사적, 비군사적 목적으로 구분하기보다는 남측 철책을 기준으로 지역적으로 구분해 공동관리하자는 일종의 절충안인 셈이다.
실제 남측 철책 이남에는 일반전초(GOP) 등에서 한국군 병력이 상주하고, 군 관계자들도 수시로 출입하고 있어 한국군이 관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국방부의 제안이 실현되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주도하고 있는 'DMZ 평화의 길' 재개방도 일부 구간에선 성사될 수 있다.
DMZ 평화의 길 코스는 2019년 4월 개방됐으나 전체 11개 코스 중 3개 코스(파주, 철원, 고성)의 DMZ 내부 구간이 2024년 4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일반에 개방이 중단됐다.
정 장관은 지난달 21일 DMZ 평화의 길 고성A코스 구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재명 정부의 선제적 신뢰회복 조치 차원에서 DMZ 내부 구간을 다시 열어서 평화의 길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사는 같은 날 배포 자료를 통해 "DMZ 내부에 위치한 3개의 도보 구간은 보안상 이유로 출입이 제한되며 유엔군사령부의 관할에 속한다"면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DMZ 남측구역 중 남측 철책 이남 지역의 관할권이 유엔사에서 국방부로 이관되면 철책 이남까지는 DMZ 평화의 길 재개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 국방당국과 유엔사는 국방부의 DMZ 공동관리 제안에 대해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