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호까지 총 28차례에 걸쳐 노동법과 관련하여 주요 법조문, 그들간의 상관관계, 법조문의 실제 적용 및 판례들을 소개해 왔다. 오늘은 그간 설명해왔던 노동법에서 잠깐 벗어나 많은 분들이 즐기는 골프에 관한 법을 알아보려고 한다.
National Golf Foundation이 집계한 통계에 의하면 2024년에 6살 이상으로 미국에서 인도어 및 아웃도어 골프를 친 인구는 약 4,720만명이다. 그중 약 2,810만명은 골프코스에서 약 1,910만명은 인도어에서 즐겼으며 전년에 비해 약 5%정도 증기한 인원이며 이 중 3백40만명은 새로이 골프를 시작한 사람이라고 한다.
골프가 법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하고 의문이 생길 수도 있지만 예상외로 골프와 법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골프장 허가에 관련된 부동산법, 조닝법, 시설허가 규정, 멤버십 계약, 골프 플레이 중 일어나는 상해 등등 다른 스포즈 못지않게 여러 면에서 법과 골프는 교차하고 있다. 그 중 오늘 골프를 즐기는 분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판례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1932년에 버지니아주 대법원이 판결한 케이스로 원고는 W.H. Alexander이고 피고는 L.H. Wrenn이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은 1930년 10월15일에 Halifax카운티 골프클럽에서 두사람이 골프를 치다가 피고가 친 골프공이 원고에게 직격하여 시력 손상을 초래한데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쟁점은 피고가 골프 플레이 중 원고에게 경고를 할 법적 의무(duty of care to warn)가 있었는지 여부와, 원고의 행위가 기여과실(contributory negligence) 또는 위험감수(assumption of risk)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기여과실에 대해 조금 부연설명을 하자면 미국의 불법행위법(tort law)에서는 두 가지 개념이 존재한다. 하나는 기여과실(contributory negligence) 로서 원고에게 1%라도 과실이 있으면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는 제도이며 버지니아, 디씨, 메릴랜드를 비롯한 소수의 주에서만 인정된다. 다른 하나는 비교과실(comparative negligence)로서 원고와 피고의 과실을 비교하여 과실이 더 많은 쪽에 책임을 물리되 책임의 정도를 서로의 과실의 정도에 맞추어 배상을 정하는 제도이며 미국 대다수의 주가 이를 따르고 있다. 1심은 배심원재판으로 이루어졌는데 배심원들은 피고가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했으며 원고에게 기여과실이 없었으며 원고의 부상은 스스로 위험을 감수한 결과가 아니라고 하여 원고에게 $5,000을 배상하라는 원고승소 판결이었다. 그간 인플레를 감안하면 현재 액수로 약 $95,000에 해당한다.
버지니아 대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골프 플레이어는 타구가 향할 가능성이 있는 방향 또는 그 인근에 사람이 위치하여 위험이 예견될 수 있는 경우, 스윙 전에 통상의 주의를 기울여 적절히 경고할 의무가 있다. “Fore”라는 구호는 골프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경고 방식으로, 이러한 의무의 실천을 위한 수단이다. 우리가 흔히 ‘ball’하고 외치는데 사실 정확한 영어는 ‘fore’이다.
둘째, 피고는 원고가 자신의 공을 찾기 위해 앞으로 이동하는 것을 명백히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윙 이전 어떠한 경고도 하지 않았다. 배심원은 피고가 경고를 외쳤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경고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된다.
셋째, 원고는 의도된 타구선으로부터 약 33도 미만의 각도 내, 약 57~58피트 거리에 있었고, 피고는 평소 타구 방향 통제가 불안정한 플레이어였다. 이러한 사정은 원고가 피격될 위험이 충분히 예견 가능한 상황이었음을 의미한다.
넷째, 원고가 일반적인 골프 관행(타구자를 뒤에서 대기)과 달리 앞서 이동한 것은 부주의한 행위일 수 있다. 그러나 피고는 이를 알고도 제지하지 않았으며 원고가 스윙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기여과실 여부는 배심원이 판단할 문제이다.
다섯째, 위험감수 항변은 본 사건의 사실관계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원고가 피고의 스윙 시점을 알 수 없었고, 피고는 원고의 위치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위험감수는 성립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피고에게는 원고에게 경고할 법적 의무가 있었고 이를 위반하였으며, 하급심의 원고 승소 판결에는 잘못이 없으므로 1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한다. 다음 호에서도 골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몇가지 사안에 대해 법적 고찰을 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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