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문가 칼럼] 나이를 잊게 하는 뇌 건강법

2025-11-20 (목) 12:00:00 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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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가장 두려운 부분 중 하나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이다. 특히 치매에 대한 걱정은 많은 사람에게 공통된 고민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뇌 역시 근육처럼 훈련할 수 있으며, 꾸준한 관리로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뇌 건강도 생활습관에서 시작된다.

미국 러시대학교 메디컬센터의 ‘MIND 다이어트’ 연구는 뇌 건강 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다. 연구진은 960명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채소, 견과류, 올리브유, 생선,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실천한 사람들이 치매 발병률이 53% 낮아졌다고 밝혔다. 음식이 뇌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연구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뇌를 젊게 유지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두뇌 활동 유지다. 독서, 글쓰기, 퍼즐 맞추기, 악기 연주, 새로운 언어 배우기 등 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은 신경세포 간 연결을 강화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춘다. 실제로 하루 30분 이상 독서나 문제풀이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 발생 위험이 40% 이상 낮다는 연구도 있다.

둘째, 규칙적인 운동이다. 운동은 혈류를 증가시켜 뇌로 산소와 영양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특히 걷기, 수영, 요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뇌 건강에 좋다. 하버드 의대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실천한 노인들의 인지 기능이 비활동 그룹보다 뚜렷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사회적 교류 강화다.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는 뇌를 자극하는 중요한 활동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는 노인은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60%까지 증가한다. 정기적인 모임, 친구와의 통화, 취미 활동 등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넷째, 충분한 수면 확보다. 수면 중에는 뇌에 쌓인 노폐물을 청소하는 활동이 이뤄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독성 단백질이 뇌에 쌓여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하루 7시간 이상의 규칙적인 수면은 뇌 건강 유지의 필수 조건이다.

다섯째, 스트레스 관리다. 만성 스트레스는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를 줄이고, 뇌세포를 손상시킨다. 명상, 산책, 음악 듣기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생활이 필요하다.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점차 퇴화하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자극하고 훈련하면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책 한 권을 읽고, 친구와 통화를 하고, 가벼운 운동을 시작해보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뇌에도 통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건강한 자극으로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른 병원 원장

▲전화: (213)985-7777

▲baronmedicalgroup@gmail.com

<임대순 통증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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