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밟는 소리
2025-11-11 (화) 12:00:00
이광순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바삭…
발끝 아래에서 가을이 부서진다
짧은 오후 햇살 사이로
밥 짓는 냄새가 은근히 번지고
마른 잎 냄새가 골목을 감싼다
저 멀리 산등성이에는
불꽃이 타오르 듯
오색 찬란한 낙엽이 물들어
눈부시게 산을 덮는다
바람 한 줄기 스치면
잎들은 흩날리며 속삭인다
가을은 이렇게
소리로 향기로 빛으로 사라진다고
나는 그 길 위를 걷는다
발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계절
한 장의 오래된 편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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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순 워싱턴 두란노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