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오바마 케어 보조금 1년 연장 시 셧다운 종결”…공화당은 거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8일로 39일째에 접어들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은 셧다운 사태의 핵심 쟁점인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보조금 연장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임시예산안 처리를 막고 있는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로 끝내라며 공화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민주당은 우리의 위대한, 기적 같은 경제를 파괴함으로써 이기고 있다. 정확히 그들이 노렸던 그대로다. 필리버스터를 폐지하라"고 적었다.
셧다운을 끝낼 상원의 임시예산안 처리는 공화당이 다수당(53석)임에도 민주당의 반대로 안건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 해 번번이 불발되고 있다.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규칙 변경을 통해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의 의결정족수를 60명에서 단순 과반(51)으로 낮추는 '핵옵션'을 가동하라고 여러 차례 공화당에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오바마 케어'에 대한 비난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오바마 케어라는 형편없는 의료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돈만 빨아들이는 보험사들에 지급되는 수천억 달러를 국민들에게 직접 줘서 그들이 훨씬 더 나은 의료보험을 스스로 구입하고 그 후에도 돈이 남을 수 있게 하라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대하고 나쁜 보험사들로부터 돈을 빼앗아 국민에게 돌려주고, 투입되는 재정 대비 세계 최악의 의료제도인 오바마 케어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가세했다.
상원의원을 지냈던 밴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상원의 내 많은 친구(그리고 전 동료들)는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폐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지금) 필리버스터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며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썼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면 필리버스터 폐지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입법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밴스 부통령은 "필리버스터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이유는 민주당 상원의원(이었던) 맨친(조 맨친)과 시네마(커스틴 시네마) 때문"이라며 "둘 다 필리버스터를 지켰다는 이유만으로 극좌 세력에게 정치생명이 파괴됐다. 모든 민주당 상원의원이 그 사실을 마음 깊이 새겼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 중도 성향으로 꼽히던 맨친, 시네마 전 의원은 앞서 낙태권 입법을 위한 상원 필리버스터 무력화에 반대하며 바이든 행정부 및 당내 진보 진영과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을 탈당했고 정계 은퇴와 불출마를 각각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함으로써 셧다운을 즉각 끝내는 것은 물론 공화당이 원하는 입법을 속전속결로 처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내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입법이나 정부 인사 인준 요구에 협조적이었던 공화당은 이번 요구만큼은 수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정 정당의 일방 독주를 견제할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선례를 남긴다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공화당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날 상원 본회의에서는 오바마 케어를 둘러싼 양당 입장차만 재확인됐다.
민주당은 오바마 케어 보조금을 1년 연장한다면 공화당의 임시예산안 처리에 동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공화당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nonstarter)"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