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한미 정상회담
▶ 항공기 규모만 362억불
▶ 엔진 구매에도 137억불
▶ 미 조선소 현대화 지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29일(한국시간) 경주 박물관에서 확대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양 정상은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3개월만에 다시 만나 한미 관세협상에 합의했다. [로이터]
대한항공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특히 이번 투자는 백악관이 직접 발표를 할 만큼 미국 정부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29일 백악관은 대한항공이 보잉 항공기 103대를 새로 구매하는 362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규모 계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 기간 중 체결된 주요 무역·투자 합의의 일환으로, 항공·에너지·기술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포괄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산 항공기와 석유, 가스 등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으며, 한국의 부유한 기업들과 사업가들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은 6,00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며 한국의 투자에 만족함을 표시했다.
백악관은 이번 한국의 투자로 미국에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한미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대한항공의 신규 항공기 구매 계약만 최대 13만5,000개의 미국 일자리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구매와는 별도로 GE 에어로스페이스와 137억달러 규모의 항공기 엔진 공급 계약도 함께 체결됐다. 대한항공의 미 항공산업 투자 규모만 무려 499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 역사 상 최대 투자 규모다.
대한항공의 이번 보잉 항공기 도입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성장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다.
도입하는 보잉 항공기는 777-90대, 787-10, 737-10, 777-8F 화물기 등이다. 2030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투자를 통해 ▲항공기의 안정적인 공급 증대 ▲기단 단순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고효율 신기재 도입을 통한 연료효율성 제고 및 탄소배출량 저감 등 다양한 효과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한·미 간 항공·제조 분야 협력의 상징적 성과로 평가되며, 글로벌 항공 수요 회복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 계약이 체결됐다.
백악관은 “한국가스공사는 연간 약 330만톤의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를 구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오하이오주에 있는 우라늄 농축 용량 확장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통해 미국에서 3,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AI와 우주 등 기술 분야에서도 투자 계약을 맺었다.
백악관은 “아마존이 2031년까지 한국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5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의 수출 확대와 AI 분야 리더십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선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진다. 백악관은 “HD현대와 미국 세르베루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미국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강화, 자율운항 등 신기술 적용을 위해 5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에 협력할 예정”이라며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조선소 인력을 강화하고 생산 용량을 10배 이상 늘리기 위한 5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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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