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콜롬비아 대통령은 마약 수장”…마약퇴치지원 중단 천명

2025-10-19 (일) 09: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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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콜롬비아 대통령은 마약 수장”…마약퇴치지원 중단 천명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로이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마약 코카인 생산국 중 하나인 콜롬비아에 대해 미국의 마약밀매 퇴치 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불법 마약 수장으로서 대규모든 소규모든 콜롬비아 전역에서의 마약 생산을 강하게 장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약은 콜롬비아에서 가장 큰 산업이 됐으며, 미국에서 막대한 지원금과 보조금을 받고 있음에도 페트로 대통령은 이를 막기 위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콜롬비아) 마약 생산의 목적은 미국에 막대한 양의 마약을 판매해 죽음과 파괴, 대혼란을 초래하는 데 있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이런 지원금, 어떤 형태의 지원금이나 보조금도 더 이상 콜롬비아에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은 그동안 콜롬비아에 경제 개발, 마약 퇴치 등을 목적으로 재정적 지원을 해왔는데 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지난 달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와 엘에스펙타도르는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 간 관련 동향을 보도하면서 코카인 생산·유통 차단과 마약 밀매 카르텔 억제 명목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조달했던 콜롬비아 당국의 예산이 5억 달러(7천억원 상당) 규모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소셜미디어에서 "미국에 대해 무례한 말을 하며 지지도가 낮고 매우 인기가 없는 지도자 페트로는 즉각 이 죽음의 들판을 폐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대신 폐쇄할 것이며, 그건 좋은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콜롬비아를 마약 퇴치 협력 파트너로 삼고, 필요한 관련 자금을 현지에 지원해 왔다.

다만, 페트로 대통령은 2022년 8월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정부 출범 직후 마약 재배 농가를 겨냥한 강력한 군경 단속 대신 선진국 마약 수요를 줄이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을 주장했다.


페루와 함께 세계 주요 코카인 생산국으로 꼽히는 콜롬비아에서의 이런 접근법은 그러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게 국제 사회의 지적이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콜롬비아 코카 잎(코카인 원재료)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10%나 증가했다. 모든 잎을 수확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은 2천664t으로 5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과 보좌관에게 속아 넘어가고 있으며, 문제는 미국에 있는 게 아니라 트럼프에게 있다"고 힐난하면서 "나는 마약 리더가 아니라, 21세기 콜롬비아 마약 밀매자들의 최대 적"이라고 적었다.

이처럼 양국 정상 간 갈등이 첨예해지는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지난 17일 미군이 콜롬비아 반군인 '민족해방군'(ELN) 선박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는 ELN 소속 선박에 치명적인 물리적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 선박은 우리 정보기관에 의해 불법 마약밀수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알려진 마약 밀매 경로를 따라 이동 중이었고, 상당량의 마약을 운반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공해상에서 이뤄진 공격으로 선박에 타고 있던 3명의 마약 테러리스트가 제거됐다고 소개한 뒤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을 '서반구의 알카에다'로 규정하면서 "미군은 이 조직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 알카에다처럼 추적하고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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