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페어팩스 검사장 사임하라”

2025-09-29 (월) 07:36:24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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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법무 “직무 유기” 주장… 해당 검사장“정치적 쇼” 반박

“페어팩스 검사장 사임하라”

공화당 미야레스 장관이 지난 26일 민주당 데스카노 검사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이슨 미야레스(Jason Miyares) 버지니아 주 법무장관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스티브 데스카노(Steve Descano) 페어팩스 카운티 검사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공화당 후보로 재선에 나선 미야레스 장관은 이날 페어팩스 카운티 법원 앞에서 민주당 소속 데스카노 검사장의 문제점을 지적한 3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17건의 사례를 통해 “데스카노 검사장은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권리를 무시했다”고 지적하며 “사회복지사, 형사 변호사가 아닌 검사로서 일을 해라. 그럴 자신이 없으면 검사장에서 사임하라”고 비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하는 성범죄자(Richard Cox)가 여성들의 옷 벗는 모습을 보기 위해 레크레이션 센터 탈의실에 들어갔으나 검사장은 그에 대한 기소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는 고등학교 탈의실에 들어가 학생들 앞에서 음란 행위를 하는 등 30개 이상의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 또한 지난 7월 페어옥스 몰에서 발생한 3세 여아 유괴 미수 사건의 경우에도 사건 발생 3일전 다른 혐의로 기소된 용의자를 보석으로 풀어주면서 결국 또 다른 사건을 야기하도록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와 가족들도 참석해 버지니아 사법 시스템 개혁을 촉구했다. 이들은 “피해자 편에서 주민들을 지켜주어야 할 검사장이 가해자의 형량을 줄여주거나 위험한 용의자를 풀어주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러한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길 바라지는 않지만 검사장이 범죄자의 편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살인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유가족은 “페어팩스는 범죄자들을 위한 곳이 아니다. 아들의 시신을 보기도 전에 용의자가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울분을 토했다.

미야레스 장관은 “수십, 수백 건의 사례가 있다. 데스카노 검사장의 직무 유기로 많은 사람이 다치고 사망했다”며 “연방 법무부에 추가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화당 법무장관의 공격에 대해 데스카노 검사장은 “이번 선거에서 패배를 앞둔 미야레스 장관의 정치적 쇼”라고 치부하며 “유권자들이 두 번이나 나를 선택했고 이러한 방식의 사법 시스템을 지지하고 있다. 덕분에 페어팩스 카운티는 전국적으로 가장 안전한 지역이 됐다”면서 “내가 싫다면 직접 검사장 선거에 출마해 붙어보자”고 맞받아쳤다. 데스카노 검사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지난 2019년 형사 사법 개혁을 내세워 당선됐으며 2023년 재선에 성공했다.

공화당 법무장관과 민주당 검사장의 전면전은 오는 11월 선거를 앞두고 양당 간 정치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선거 이후 주 의회에서도 사법 개혁 논의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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