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의 초기 단계”…인텔 주가 6% ↑·애플 0.8% ↓

인텔, 애플 로고[로이터]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애플에 투자를 요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애플과 인텔이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논의는 초기 단계라고 전했다. 다만, 논의가 합의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에 대한 인텔의 투자 요청은 지난달 일본 소프트뱅크의 20억 달러 투자와 지난주 엔비디아가 50억 달러를 투자해 PC 및 데이터센터용 칩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소식통은 또 인텔이 잠재적 투자 및 파트너십을 위해 다른 기업들과도 접촉해왔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한때 오랜 고객이었다가 약 5년 전부터 자체 프로세서로 전환한 애플로부터 투자를 받게 된다면 정상화 노력이 더욱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다만, 애플이 아이폰 등 기기에 들어가는 칩을 다시 인텔로 되돌릴 가능성은 작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망했다. 애플의 첨단 칩의 경우 현재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생산 라인을 해외에 두고 있는 애플이 최근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텔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있다.
애플은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향후 4년간 미국 내 사업에 6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전의 5천억 달러에서 확대된 것이다.
인텔과 애플 측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인텔은 지난 3월 최고경영자(CEO) 립부 탄 부임 이후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반도체법에 따라 승인된 보조금 등 89억 달러를 투자해 인텔 지분 9.9%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런 지원에도 오랫동안 유지해 온 기술적 우위를 잃어 정상화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PC 등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는 AMD 등 경쟁사에 점유율을 빼앗겼고,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인텔은 악화한 재무 상황을 버티기 위해 직원 감원과 공장 확장 계획 연기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인텔의 시가총액은 1천480억 달러 수준으로 엔비디아의 약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정부 자금 유입 이후 투자자들은 인텔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텔 주가는 8월 초 이후 50% 이상 상승했다.
이날에도 애플과의 투자 논의 소식에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6% 이상 상승했다. 반면, 애플 주가는 0.8%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