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70년 흘렀어도 가족이 그립다”

2025-09-16 (화) 07:44:36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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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이산가족위, 연방 하원의원 면담…상봉 법안 통과 촉구

“70년 흘렀어도 가족이 그립다”

이산가족 등록법안을 발의한 수브라마니암 하원의원이 15일 북한에 가족을 둔 한인들과 만났다. 왼쪽부터 이차희, 수브라마니암 의원, 장송, 김에스터, 전선복 씨.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DFUSA)는 15일 민주당 수하스 수브라마니암(Suhas Subramanyam) 연방 하원의원을 만나 연방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미한인이산가족 등록법안’(HR-1273)의 통과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2월 발의된 이 법안은 민주당 수브라마니암 의원과 공화당 영 김(Young Kim) 의원 등 14명의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재미한인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이들에 대한 정보 수집과 준비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18대에서도 상정됐으나 법제화되지 못했고 이번에 다시 추진되면서 80~90대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생전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이날 면담을 위해 시카고에서 온 이차희 DFUSA 사무총장은 “7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이 그립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 당시 흥남에서 빅토리아호를 타고 피난 온 장송 씨(92세, VA)는 “금방 다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가 버렸다”며 “늦게라도 부모님 산소를 찾아뵙는 것이 자식 된 도리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색소폰을 연주했다”며 이날 ‘타향살이’, ‘비내리는 고모령’ 등을 연주하자 다른 참석자들도 나지막이 따라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미주통일연대 김유숙 회장은 “남북이 다시 만나는 날을 위해 통일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통일은 곧 인권운동”이라며 “북한 주민들을 위해 그리고 중국의 탈북민들을 위해서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브라마니암 의원은 “여러 한인들과 만나고 동료 의원 등을 통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알게 돼 법안도 발의하게 됐다”며 “하원에서 14명의 의원들이 공동 발의했으며 상원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추진되고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DFUSA는 이번 워싱턴 방문에서 수브리마니암 의원을 비롯해 영김 의원, 줄리 터너 전 북한인권특사 등과 면담하고 다른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로비활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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