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폭격 영상 공개
▶ 미군 관할 구역서 격침 ‘마두로 축출’ 노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마약운반선에 대해 군사 공격을 감행했다. 트럼프 정부가 불법 마약 밀수와의 싸움을 명목으로 미군 역할 확대에 나서면서 미국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대립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는 불과 몇 분 전 아주 많은 마약을 싣고 가는 배를 격침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엄청난 마약이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에서 매우 많은 양이 들어오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이를 차단했고, 회의가 끝난 후 여러분도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이번 작전의 공을 돌렸다. 미군이 이번 군사작전에서 직접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베네수엘라 선박이 폭파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게재하며 “오늘 이른 아침, 내 명령에 따라 미군은 남부사령부 관할 구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트렌 데 아라과’ 마약 조직원을 상대로 물리적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으로 11명의 테러리스트를 죽였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에선 소형 모터보트가 폭격을 맞아 불타는 장면이 담겼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트렌 데 아라과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통제 아래서 활동하는 테러조직”이라며 “이 공격이 미국으로 마약을 반입하려는 이들을 향한 경고가 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렌 데 아라과’는 베네수엘라를 기반으로 한 마약 카르텔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된 조직이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국방부에 마약 카르텔에 대한 무력 사용을 승인한 후 이뤄진 첫 군사 공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마약 카르텔을 단속하겠다며 최근 카리브해에 군함을 배치했다. 지난달 7일에는 마약 밀매 혐의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현상금을 걸고 액수를 5,000만 달러까지 올리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카라카스 볼리바르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의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 접근에 대해 “터무니없고 부당하며 비도덕적이고 완전히 범죄적이며 피비린내 나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촉발하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두로 대통령은 반미 성향이 뚜렷한 남미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