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손흥민 홈데뷔 현장 표정] 너도나도 ‘SON 7’ 유니폼 ‘열광’… 힘찬 응원 ‘함성’

2025-09-02 (화) 12:00:00 BMO 스테디엄=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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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5~6시간 전부터 몰려
▶ BMO 꼭대기까지 꽉 들어차

▶ 손흥민슛 골대 불운에 ‘탄식’
▶ “승패 떠나 직접 보니 벅차”

[손흥민 홈데뷔 현장 표정] 너도나도 ‘SON 7’ 유니폼 ‘열광’… 힘찬 응원 ‘함성’

지난달 31일 BMO 스테디엄 관중석을 가득 메운 한인 팬들이 첫 홈 경기를 치른 손흥민의 활약에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지난달 31일 2025 메이저리그 사커(MLS) 정규리그 31라운드 LAFC와 샌디에고 FC 간 경기가 열린 LAFC의 홈구장 BMO 스테디엄 앞 잔디밭은 이른 오후부터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경기 시작 대여섯 시간 전부터 수많은 팬들이 모여 사전 행사(테일게이트 파티)를 즐기며 손흥민의 홈 데뷔전을 기다렸다. 음식과 음료를 나누고 각종 이벤트로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팬들 사이에는 한인들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경기장을 향하는 길목 곳곳에는 ‘SON’, ‘손흥민’, 또는 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고, 판매상들은 손흥민 이름을 연호하며 티셔츠와 수건을 내밀었다. 공식 스토어에서는 킥오프 한시간여 전에 이미 손흥민 이름과 번호 프린트가 모두 소진돼 추가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안내까지 붙었다.

이날 오후 7시45분 저녁 경기가 열리기 두시간여 전부터 스테디엄 인근 도로는 꽉 막혔고, 경기장 입구 앞에서는 입장을 위한 관람객 대기 줄이 수십미터 길이로 늘어서 있었다. 입장을 기다리는 이들 중에 약 30%는 한인 팬들로 보였다. 친구, 연인, 가족 등과 함께 온 한인들은 LA에서 손흥민의 경기를 직접 보게 된 흥분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친구와 함께 온 알렉스 김(41·LA)씨는 “평소 축구를 좋아하고 손흥민 경기는 토트넘 때부터 챙겨봤는데, LA에서 손흥민의 경기를 보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이렇게 많은 한인 팬들과 응원하며 관람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온 로버트 이(49·부에나팍)씨도 “오래 전부터 오늘 일정을 빼놨다. 분위기를 보니 경기 결과가 어떻든 충분히 값진 하루가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전체 2만2,000석 규모인 BMO 스테디엄 내 관중석은 꼭대기 층까지 빽빽하게 들어찼다. 경기장 전광판에 연결된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출 때마다 태극기를 흔드는 팬들, 한국어 피켓을 든 사람들, 춤추며 환호하는 이들이 화면에 잡혔고 관중들은 그때마다 함성을 터뜨렸다. LAFC 서포터스(공식 팬클럽)도 경기장 한쪽 면을 차지했다. 이 중에는 한인 그룹도 있었으며 이들은 대형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여러 개 들고 와 연신 흔들어대며 이례적인 태극기 물결을 만들기도 했다.

후반 32분께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을 때는 경기장 전체가 탄식으로 뒤덮였다. 손흥민이 땅을 치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모습은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했다.

제임스 이(37·LA)씨는 “오늘은 결과가 아쉬웠지만,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고 본다. 앞으로 손흥민이 점점 팀과 미국에 적응해 가며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 다음 경기도 꼭 관람할 것”이라고 말했다.

즐거움과 환호, 탄식과 아쉬움, 기대가 뒤섞인 경기장에서 결과를 떠나 손흥민이 이제 LA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었고 한인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음을 여실히 확인한 홈 데뷔전이었다. 그의 도전과 한인들에게 자부심과 결속을 심어 줄 새로운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BMO 스테디엄=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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