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선화가 32인의 숨결 ‘조선의 명화’

2025-08-28 (목) 04:30:20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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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용 교수 화시조집…겸재 등의 작품 230점 수록

조선화가 32인의 숨결 ‘조선의 명화’

최규용 교수가 최근 발간된 ‘조선의 명화’를 보여주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의 최규용 교수가 보고 읽는 화시조집(畵時調集) ‘조선의 명화’를 펴냈다.
공학자로 인문학에도 조예가 깊은 최교수가 자료를 모으고 원고를 쓰면서 2년 만에 완성한 347페이지 분량의 역작이다.

겸재 정선을 비롯해, 공재 윤두서, 단원 김홍도, 인재 강희안, 혜원 신윤복, 현재 심사정, 가도 안견, 신사임당, 추사 김정희, 오원 장승업에 이르기까지 조선 시대 화가 32명의 작품 230점이 최교수의 자유시조 형식의 감상문 및 설명과 함께 실려있어 보는 재미에 읽는 맛을 더하고 있다.

조선 시대의 금강산, 서울과 지방 여러 지역의 풍경, 사람들의 사는 모습 등 시대적 배경이 수백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오롯이 느껴진다. 특히 단원 김홍도와 함께 조선조 최고의 천재화가로 꼽히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에서는 영조 시대를 살았던 그의 삶과 작품이 비중 있게 실려있다.


최 교수는 “우연한 기회에 겸재의 금강전도를 보며 조선의 그림에 관심을 갖게 돼 많은 그림을 찾아보다 선조들의 명작 등 우리 문화유산에 감탄하며 그 감상을 글로 쓰게 됐다”면서 “조선시대의 그림에는 멋짐과 품격 그리고 삶의 깊이가 녹아있다”고 말했다.

동양정신문화연구회 김면기 회장은 추천사에서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조상의 얼이 담긴 화시조집이 나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우리 조상들의 전반적인 삶의 모습이 담겨 있는 ‘그림으로 보는 삶의 이야기’와도 같다”고 말했다.

이상복 교수(메릴랜드대 화학과)도 “책에 소개된 화가의 그림과 시대적, 역사적 배경 설명이 그림을 이해하는데 큰 상승효과를 준다. 또 책 곳곳에 저자 특유의 해학적인 요소가 있어 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추천했다.

메릴랜드 대학에서 40년째 재직 중인 최 교수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후 위스콘신대에서 화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화공학회, 화학회, 한국공학한림원 및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동양정신문화연구회, 워싱턴 문인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학술 저서 외에 지난해 8월 대학생들을 위한 영문 지침서 ‘A Road to the joy of learning’을 발간했으며 본보에 2022년부터 2023년까지 1년간 연재한 고사성어를 묶은 ‘워싱턴 공학도의 고사성어’에 이어 올해 6월 영문판 ‘Wisdom of Ancient Idioms’를 펴냈다.

문의 kychoiumd@gmail.com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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