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애폴리스서 어린 학생들 10여명 사상…총격범, 현장서 사망
▶ 주민들 “총성 50발쯤 들려”·”길 전체에 탄피 흩어져 있었다” 증언

미니애폴리스 학교 총격 사건 현장[로이터]
미국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개학 첫 주를 맞아 조용히 미사 중이던 어린 학생들이 총기 난사범의 공격에 무참히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가톨릭 학교 '어너시에이션 가톨릭 스쿨'(Annunciation Catholic School)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8세와 10세 어린이 2명이 숨지고 어린이 14명 포함 17명이 다치는 참사로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직전께 학교의 개학 첫 주를 기념하는 단체 미사가 진행되고 있던 도중 벌어졌다.
검은 옷을 입은 총격범은 학교 성당 외부에서 건물 가까이 접근해 총을 난사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 브라이언 오하라는 "총격범은 교회 창문을 통해 소총을 쏘기 시작했고, 총탄은 당시 미사에 참석해 긴 의자에 앉아 있던 아이들을 향했다"며 "그(총격범)는 건물 내부에 있던 아이들과 미사 참석자들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들로 가득 찬 성당 안으로 총을 쏘는 잔혹함과 비열함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탄식했다.
오하라 국장은 총격범이 소총과 산탄총, 권총 등 총기 3종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이 세 종류의 무기를 모두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건물의 측면 출입문 일부에는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나무판자가 놓여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학교 측의 소셜미디어(SNS) 공지 내용에 따르면 1923년 설립된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운영 중이며, 지난 25일(월요일)에 새 학기가 시작됐다. 개학 후 사흘째인 이날에는 오전 8시 15분부터 미사가 시작되는 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일정표에 따르면 학생들은 미사에 참석해 약 15분이 지났을 무렵 난데없이 창밖에서 빗발치듯 날아든 총탄에 희생되거나 크게 다친 것이다.
이 학교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거주해 왔고, 자기 딸도 이 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힌 주민 빌 비네만은 사건 당시 최장 4분 동안 수십 발, 아마도 50발에 달하는 총성을 들었다고 언론에 전했다.
그는 "나는 그저 충격을 받았다. '총소리일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횟수가 너무 많았고, 불규칙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지고 속이 메스껍다"며 "오랫동안 살아온 이 동네가 전혀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미니애폴리스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약 8km 떨어진, 녹음이 우거진 주거·상업지역에 위치해 있다.
PJ 머드라는 이름의 또 다른 주민도 CNN 인터뷰에서 이날 오전 집에서 일하던 중 "엄청나게 큰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큰 사건이 벌어졌음을 직감하고 도움을 주려 달려갔고, 학교 성당으로 향하는 길에 "붉은 연기"가 자욱하고 "길 전체에 탄피가 흩어져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떠올렸다.
머드는 당시 학교 문에 모종의 장치가 부착된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이 곧 도착했고, 아이들이 건물에서 울부짖으며 뛰쳐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끔찍한 장면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총격범은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중범죄 전과는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수사 당국은 총격범의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