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 당 대표’ 지원 대가 비례대표 통일교 할당 약속 정황도
▶ 金측 “건진과 교단 前간부 사이 일방 대화…김여사와 관계없어”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8.12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의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개입 의혹과 이를 대가로 한 인사 청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한국시간)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통일교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정황이 담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구속기소)과 전씨 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2023년 2월 초 윤씨에게 보낸 문자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언급하자 윤씨가 "움직이라고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켜 조직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후 실제로 김 의원은 당 대표에, 조수진 의원과 장예찬 의원은 최고위원에 각각 선출됐다.
특검팀은 전씨가 김 여사에게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고했고 이후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윤씨와 전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정황도 파악한 바 있다.
하지만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원 대상을 김 의원으로 바꾼 것으로 특검팀은 의심한다.
전날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에서도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했으나 김 여사 측은 윤씨와 전씨 사이의 일방적인 대화이며, 김 여사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윤씨가 당 대표 선출 지원을 대가로 통일교 인사를 총선 비례대표로 공천받게 해달라고 전씨에게 요청한 정황도 포착해 김 여사 관여 여부를 수사 중이다.
윤씨가 2023년 11월 전씨에게 "여사님이 작년 이맘때 당 대표 선거 지원 관련해서 약속하신 것은 유효하냐", "통일교가 대통령 당선 도와주면 보답하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하자 전씨가 "인물을 추천해주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밖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8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고위직에 통일교 인사 A씨를 임명한 경위를 따져보고 있다. 김 여사가 통일교 측 청탁을 받고 A씨 임명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은 A씨를 발탁한 경위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윤씨가 전씨를 통해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등을 청탁하면서 김 여사를 캄보디아에 데려가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2023년 12월 초 윤씨가 전씨에게 "내년 1월에 캄보디아에 같이 들어가자"라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전씨는 이에 "여사님이 총선 전엔 해외 금지령을 내렸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윤씨는 "신임 수상과 관계도 트고 좋은 자리니 한 번 더 여쭤보라"는 취지로 다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관련 문자메시지를 제시하며 추궁한 특검팀에 "그게 가능합니까"라며 반문하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김 여사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12일 구속 이후 다섯번째 소환조사다.
특검팀은 당일 조사를 끝으로 오는 29일 김 여사를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는 건 김 여사가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내란 특검에 구속기소 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