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앤리(Lee&Lee) 재단 이세희 회장 특별인터뷰
▶ 성공한 사업가에 머물지 않고 사회 기부로 나눔 문화 실천 평생 미주 기아대책기구·한인단체·교육기관 등서 봉사의 삶
“인생 2막에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재물과 건강으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민 1세대인 이세희 리앤리 재단 회장은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주류사회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인으로 지역사회를 섬기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세계 각지의 재난 지역에 희망을 전파하고 돕는 데 앞장서 ‘희망 전도사’라 불리는 이세희 회장. 봉사와 헌신의 대명사인 이세희 회장의 삶 속에는 성실함과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은은한 향기가 가득 풍긴다. 그의 진솔함이 빛나는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50달러 들고 도미해 기업인으로 성공
이세희 회장은 1949년 경기도 부천에서 출생, 인천중과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 재학 중 공군에 입대했으며, 제대 후 도미해 타우슨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도미 당시 이 회장이 가진 돈은 150달러뿐이었다. 이 회장이 대학 졸업 후 시작한 회계사 사무소와 부동산 회사가 날로 번창했고, 지금은 메릴랜드주와 캘리포니아주 등지에 여러 개의 쇼핑센터를 소유한 성공한 재력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미주세종장학재단 회장과 메릴랜드한인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미국 하버은행과 카핀주립대 이사로 선임되는 등 주류사회에서도 주목받는 활동을 펼쳤다. 지금은 미주 기아대책기구 설립 이사로 구호현장 등에서 봉사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크리스천 사립대인 웨스턴코브넌트대(WCU)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이사로 선임됐고, 모교인 한국외대에도 거액을 기부해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에 ‘이세희 강의실’이 헌정됐다.
그는 성공하기까지 경험을 나누고, 믿음을 전하기 위해 저술 활동도 활발히 펼쳐, 본보에 연재한 칼럼들을 모아 ‘미국 성공의 벽을 뚫어라’, ‘강물처럼 흐르는 기쁨’, ‘길 위에 서서: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 등 3권의 저서를 펴냈다.
가족으로 부인 이순혜(그레이스) 여사와 장남 성인(데이비드)·차남 성후(제이슨) 2남이 있다. 예일대와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두 아들은 금융과 IT 관련 기업에서 고위 임원직을 맡고 있다.
▷‘나눔’과 ‘봉사’가 큰 사명과 가치
하나님이 주신 성공의 열매들을 사회에 환원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돌보고 섬기는 이세희 회장. 그는 ‘나눔’과 ‘봉사’를 인생의 가장 큰 사명과 가치로 여긴다. 이 같은 신념은 부모님의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한 나눔의 삶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양계장과 과수원을 운영한 부모님이 보여주신 나누고 베푸는 삶의 가르침을 통해 ‘작은 것도 나누는 것’의 가치를 깨달았다”며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지위, 잘 성장한 자녀들, 행복한 가정, 한인 이민자로 얻을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하나님이 나누는 일이 소중하고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셨다”고 말했다.
‘나눔과 봉사’의 삶이 자신의 선택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고, 그래서 자신의 신앙과 철학이 됐다는 설명이다.
▷간암 극복…인생 전환점 이뤄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고, 행복하게 성공의 탄탄대로를 달리는 도중 이 회장에게 청천벽력 같은 위기가 닥쳤다. 2004년 당뇨병 초기증상이 나타난데 이어 간암 초기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회장은 “투병 생활을 하며 체중이 120파운드까지 빠지고,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등을 겪으면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긴 어둠의 터널에 빠져있던 그를 세상에 다시 끄집어낸 것은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미주 기아대책기구에서 사무총장으로 섬기고 있을 때 쓰나미 대참사를 당한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에서 만난 천사 같은 20대 신혼부부가 재난 현장에서 헌신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그들을 보고 회개하게 돼 지금까지 가진 세상의 모든 물질, 권력, 명성보다 하나님이 원하시고 더 중요한 나눔과 봉사로 여생을 살기로 서원했다”고 말했다.
마태복음 6장 33절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는 말씀을 붙든 이 회장은 삶의 중요한 순간순간 하나님께서 인도하심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힘 모아 기부 위한 ‘리앤리 재단’ 설립
‘건강, 재물, 시간 등 삶의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고, 내가 소유한 것은 없다’는 마음을 품은 이 회장은 “가족이 함께 나누며 봉사하는 길을 걷고 싶었다”며 “개인의 작은 기부라도 누군가에게 용기와 격려가 된다면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고 2010년 리앤리 재단을 부인과 함께 설립했다”고 밝혔다.
리앤리 재단은 기아대책기구 등 선교단체를 통해 세계 곳곳의 재난 현장에 후원금을 전달하고 구호 활동을 펼치면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또 메릴랜드 및 워싱턴 지역 장학재단이나 교육기관, 비영리단체들도 지원하면서 한인사회 발전 및 기부 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로스앤젤레스(LA)에서 노숙자 사업 지원도 시작했다.
이러한 재단 일에 장남 성인 씨와 차남 성후 씨도 합류해 큰 힘이 되고 있다.
▷은퇴 후 나눔 실현하는 인생 2막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이세희 회장. 그는 올해 말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
이세희 회장은 “하나님이 언제든 생명을 거두어 가실 수 있다는 진리를 안다면 삶의 가치, 아니 순간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며 “내 삶의 남은 모든 순간은 하나님의 선물인 만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면서 인생 2막을 행복하게 걸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따뜻한 마음을 품고 돕는 일에 앞장서는 이 회장은 내년부터 하워드 카운티 지역 독거 한인 노인 지원을 새롭게 시작하고 WCU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장학사업 등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특히 케냐 나이로비에 ‘리앤리 재단 직업 기술학교’를 설립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무료로 기술을 습득해 취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이 회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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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