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3만452건으로 급감
▶ 팬데믹·파업들 ‘직격탄’
▶ 인기 식당들까지 폐업
▶ 월드컵·올림픽에 기대
LA에서 신규 비즈니스 창업 숫자가 2014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아직도 도시를 옥죄고 있는 가운데 2023년 미국 작가협회 파업과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 폭등, 세금 폭탄, 규제 장벽이 총체적으로 맞물리면서 LA의 창업 생태계에 직격탄을 날린 상황이다.
15일 LA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비즈니스 면허 숫자가 3만452건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하고, 10년 전인 2014년 대비 49.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A에서 신규 창업하는 비즈니스 오너들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 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문화의 고착화는 도심 상권을 빈사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점심시간마다 붐비던 사무실 밀집 지역은 이제 텅 빈 식당과 카페만 남은 유령 거리로 변하고 있다. LA 지역 경제연구소는 “사무실 복귀율이 팬데믹 이전의 60~65%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점심 수요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2023년 촉발된 미국 작가협회(WGA)·배우노조(SAG-AFTRA) 파업은 LA 레스토랑가에 직격탄을 날렸고 유명 레스토랑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영화·드라마 제작이 줄줄이 중단되면서, 연예인과 방송인들이 주요 고객이던 고급 레스토랑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폐업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로 웨스트할리우드, 비버리힐스, 스튜디오 시티 일대의 유명 레스토랑들이 잇따라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미셸린 스타 식당인 ‘시부미’(Shibumi)는 이달 19일까지만 영업을 할 예정이며, 미드-윌셔가에 위치한 ‘마이 투 센트’(My 2 cents)도 이달까지만 영업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유명 셰프 마이클 미나의 ‘마더 텅’(Mother Tongue)도 지난달에 문을 닫았고, LA 다운타운의 아이코닉 식당인 ‘콜스 프렌치 딥’(Cole‘s French Dip)도 117년간의 영업을 종료하고 다음 달까지만 영업하겠다고 선언했다. 고급 레스토랑마저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소 창업은 더더욱 엄두를 내기 어렵다.
이와 함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창업 꿈을 앗아가는 최대 요인 중 하나다. 소유든 임대든 예외 없이 치솟는 임대료는 생존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임대료 상승률은 2020년 이후 연평균 8%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인기 상권은 팬데믹 이전 대비 최대 1.5배 가까이 오른 곳도 있다. 이와 더불어 고금리, 높은 세금, 복잡한 인허가 절차, 임금 상승 압박까지 모든 창업 여건이 악화일로다. 특히 레스토랑 업계는 연평균 수익률이 20%대에서 2~5%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반등의 희망은 있다는 분석이다. LA는 오는 2026년 FIFA 월드컵과 2028년 하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이라는 초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메가톤급 국제행사로 관광은 물론 숙박, 교통, 식음료, 콘텐츠 산업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월드컵과 올림픽이라는 메가 이벤트는 경기가 하강 중인 LA 재도약의 기회”라며 “이번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해외 투자 유입, 인프라 확충, 도시 브랜드 재고에 따른 신사업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입안자들과 투자자, 창업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열린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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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