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너지 시장 충격파 수위는…국제사회 ‘노심초사’

2025-06-22 (일) 05: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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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패닉’은 아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긴장 고조시 악화

에너지 시장 충격파 수위는…국제사회 ‘노심초사’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에 나선 뒤 이란의 대응과 에너지 시장의 동향에 각국의 시선이 고정돼 있다.

산유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의 길목에 위치한 이란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세계 에너지 시장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원유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최대 5.7%,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 이상 급등한 뒤 상승 폭을 다소 반납한 상태다.


이는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폭격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됐지만, 아직 패닉 상태는 아니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란의 향후 대응 방향이다.

만약 이란이 국제 에너지 운송을 방해하려고 한다면 시장에 미칠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의 길목에 위치한 국가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에 약 2천만 배럴의 원유 및 석유가 통과한다.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5분의 1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 중 80% 이상이 아시아 국가들로 수출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 아시아 국가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고,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면서 미국과 다른 국가들도 비용을 치르게 된다.


앞서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상황이 악화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 의회는 이날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이란의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최종 결정을 내리지만, 해협 봉쇄 위험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더 커진 셈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기는 어렵지만, 긴장을 고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RBC 캐피털 마켓은 "이란이 미사일과 기뢰로 개별 유조선과 주요 항구를 공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이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를 공격하는 것도 에너지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인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는 "만약 이란이 미군에 대한 위협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동안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확전 시나리오가 에너지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유가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와 관련한 상승분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이야기다.

한편 JD 밴스 부통령이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이란인들 입장에서 자살 행위"라면서 "합리적인 선택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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