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25 75년] 北, 분단 영구화 움직임…南은 관계복원 추진

2025-06-21 (토) 0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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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적대적 2국가론’ 바탕 ‘통일’ 지워…연결 도로·철도 끊고 장벽도 세워

▶ 南은 ‘통일 지향’ 헌법에 못 박혀…이재명 정부 들어 잇단 긴장완화 조치

[6·25 75년] 北, 분단 영구화 움직임…南은 관계복원 추진

19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경찰이 대북 전단 살포 예방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앞서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 14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겠다며 집회 신고를 마쳤다. [연합]

1950년 6월 무력으로 통일을 시도했던 북한은 75년이 흐른 지금, 남북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마저도 부정하는 듯한 태도로 분단을 영구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6·25전쟁을 통한 무력 통일 기도가 실패로 돌아간 후 평화통일 주장을 공세적으로 펼치며 1960년대 초반부터 연방제 방식의 통일방안을 제시하는 등 70여년간 통일 전략을 구사해왔다.

남북관계가 냉·온탕을 오가는 가운데서도 통일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던 북한은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남측과 결별 수순을 밟았다.


당시 북미 간에 중재 역할을 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3년 4월 남북 연락채널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더니 그해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은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고착화된다"고 선언했다.

이후 북한은 남한을 더는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라 부르는 등 통일 및 동족의 상징·명칭·제도를 없애는 한편 남북 간 물리적 단절 조치에 속도를 내면서 분단을 영구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군사분계선(MDL) 인근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 다수의 병력을 투입해 삼중 철책을 설치하고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등 요새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DMZ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기존 철책과 별개로 MDL 인근에는 새 전기 철책이 약 40㎞에 걸쳐 설치됐다.

작년 10월에는 남북을 연결한 경의선·동해선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달 연설에서 "이전 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도 헌법에도 '통일을 지향한다'는 점이 못 박혀있는 남한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남한과의 화해·협력에 무관심해진 북한의 태도와 '힘에 의한 평화'를 내건 윤석열 정부의 출범이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는 험악해졌다.

군사분계선 위로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이 넘나들었고 대북 확성기 심리전과 대남 소음 공격이 재개됐다. 북한의 여러 도발 상황이 겹치면서 군수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적대 행위 중단을 골자로 하는 9·19 남북군사합의도 사실상 폐기됐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대북전단 살포를 규제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등 남북 간 긴장완화에 나섰다.

정부는 남북 연락채널 복구와 9·19 군사합의 복원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북한이 호응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북한이 당장 대화로 복귀하지 않더라도 당분간 유화 조치를 지속하며 북한의 호응을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다가오는 80주년 광복절에 적극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가 광복절 전에 전단 살포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내용이 반영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하는 것도 이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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