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2주 너무 길다”…이스라엘, 이란핵 심장 독자공격 시사

2025-06-21 (토) 04: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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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고위급 통화서 “기다리고 싶지 않아”…포르도 단독행동 가능성 대두

“트럼프 2주 너무 길다”…이스라엘, 이란핵 심장 독자공격 시사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미국의 이란 공격 직접 개입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주를 제시했지만, 이스라엘은 이 2주가 지나기 전 이란 핵시설 심장부에 대한 독자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암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2주'라는 시한을 준 지난 19일, 트럼프 행정부와의 고위급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2주를 기다리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이 통화는 긴박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스라엘 측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참여했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통화자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의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측이 트럼프가 제시한 2주의 시한이 너무 길고 더 긴급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다만 고위급 전화 통화 중 이 점을 강조했는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은 당시 통화 중에 이스라엘이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이란 공격 동참을 놓고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스라엘을 도와 개입해야 한다는 참전파와 신중파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밴스 부통령을 포함한 주요 당국자들 상당수는 새로운 중동 전쟁에 미국이 끌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번 통화와는 별개로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꼽히는 포르도 핵시설을 단독으로 공격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통화가 이뤄진 것과 같은 날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개입과 무관하게 이스라엘 독자적으로도 이란의 핵시설 전체를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포르도 핵시설 해결 문제가 미국의 지원 여부에 달려 있냐는 물음에 "우리는 그들의 핵시설 전체를 포함해 우리 목표물 모두를 제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그(트럼프)가 공격에 참여할지 말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포르도를 어떻게 공격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산 아래 지하 90m 깊은 속에 설치된 포르도 핵시설의 경우 미국의 벙커버스터의 지원이 있어야만 파괴할 수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런 견해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네 명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밝혔다.

이 중 한 소식통은 전쟁의 비용을 고려한다면 이스라엘에는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그들이 더 오래 기다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포르도 공격 방식이 어떤 식이 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포르도 전체 시설을 파괴하는 대신 심각한 피해를 주는 방법을 택할 수 있으며, 이는 시설 내부를 파괴하는 데 집중한다는 뜻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특수 부대를 투입해 포르도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시나리오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방식처럼 요새화된 시설을 뚫기 위해 빠르게 연이어 탄약을 투하한 뒤 특수부대가 침투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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