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
▶ “기업인 경청해야 할 현장 목소리”
▶ AI 스타트업 펀드 10조 호응
▶ “규제 혁신 통해 AI 고속도로 구축”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인공지능(AI) 기업 대표들을 만나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AI 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대선 1호 공약이 ‘AI 3대 강국 건설'이었던 만큼, 과감한 자본 투입 및 세제 혜택, 규제 혁신에 나서 AI 분야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친기업 면모를 부각시키는 데도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에서 열린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하고, 한국 AI 기업 대표들과 만나 의견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이 지금까지는 고속성장을 해왔는데, 지금은 깔딱 고개를 넘어가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준비하기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여기서 되돌아 내려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저력으로 이 위기를 다 이겨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맞이할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 속에는 우리 기업인들의 위대함도 있다"고 추켜세웠다. AI 산업 대전환 시대에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민관 협력을 약속하는 취지다.
간담회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준희 삼성SDS 사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서범석 루닛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조준희 한국AI·SW협회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업인들이 AI 산업 육성을 위한 여러 제안을 쏟아내면서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이 대통령은 끝까지 제안을 경청했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이 ‘AI 스타트업 펀드'를 제안하며 10조 원 규모가 필요하다고 운을 띄우자 이 대통령도 “스타트업 펀드 조성으로 10조 원 단위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못했던 일을 하려면 정부 부담도 커야 한다"고 적극 화답하기도 했다.
간담회에선 주권 국가가 자력으로 구축해 운용하는 인공지능 체계인 ‘소버린 AI' 개발을 촉구하는 업계의 의견이 나왔는데, 이 대통령 역시 “‘챗GPT가 있는데 소버린 AI를 왜 개발하냐, 낭비다'라는 얘기는 ‘베트남에 쌀 생산 많이 되는데 뭘 농사를 짓냐, 사 먹으면 되지' 이런 얘기와 똑같은 것"이라며 “그게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맞장구를 치며, 소버린 AI 개발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울산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선 “대한민국이 AI를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아 다시 힘차게 성장하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새 정부는 총력을 다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민관 협력을 공언했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수조 원을 공동 투자해 울산광역시 미포 산업단지에 100MW(메가와트) 규모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AI 허브 대한민국, 글로벌 3대 강국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딛는다"며 “우리 산업의 역사에 매우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감한 세제 혜택, 규제 혁신을 통해서 민간의 투자를 촉진하고, 대한민국 AI 대전환 성공을 이끌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AI 고속도로는 전국 주요 거점마다 AI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고, 이를 잇는 AI 전용 전력망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내용인데 울산을 기점으로 전국으로 뻗어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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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