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 글로벌 기준? 스페인 “비합리적 목표” 거절
2025-06-21 (토) 12:00:00
김현종 기자
▶ “최소 10년 필요” 시간 ‘꼼수’
▶ 민간시설 짓고 “군 겸용” 주장도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모범 사례’로 제시하지만, 정작 나토 내부에서는 갈등이 여전하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올리라는 트럼프 행정부 요구를 대놓고 거절하거나, 이를 우회할 ‘꼼수’를 고민하는 동맹국이 적지 않다.
‘GDP 5% 목표’ 채택을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나토 동맹국은 스페인이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일률적인) 목표 설정은 비합리적”이라며 “모든 정부는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주권 동맹국인 스페인은 따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스페인의 ‘이탈 선언’을 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나토의 국방비 협상 막바지에 대대적인 격변을 불러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록 이달 초 스페인은 만장일치 체제인 나토 표결에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한 국가의 반대가 다른 동맹국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목표 달성 시점을 둘러싼 이견도 크다. 나토는 2032년을 제시하지만, 상당수 회원국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맞선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GDP 5% 목표 달성까지는) 최소 10년은 필요하다”고 말했고, 영국도 증액 목표 달성 시점을 확정 짓지 못했다고 지난 11일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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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