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단속 광풍에 한인도
▶ LA 인근 자택앞서 공항가다
▶ 임신부 아내·노모 보는데 수갑 채운 뒤 끌려나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광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 저지른 범죄로 인해 추방 대상에 올랐던 LA 지역 한인 2세 남성이 이민 당국과 자진 출국 약속을 하고 한국으로 떠나기 직전 노모와 임신한 아내 등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게 전격 체포당하는 사례까지 발생, 논란이 되고 있다.
LA 동남쪽의 사우스게이트에 거주하는 저스틴 정(35)씨의 아내 네프탈리 정씨는 모금사이트 고펀드미 게시글을 통해 남편 정씨가 지난 13일 갑작스레 이민국 요원들에게 체포된 상황을 공개하며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녀는 “남편이 이민국의 자진 출국 지침을 따르던 중 ICE 요원들에게 갑자기 끌려갔다”며 “한국으로 자진 출국할 수 있다고 들어서 비행기표를 구입했고, 이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기 위해 예약 당일인 지난 13일 차를 타고 집을 나서는데 ICE 요원들이 우리 차를 둘러싸고 막은 뒤 남편을 체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체포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린 네프탈리 정씨는 특히 자신이 첫 아이를 임신 중이며 내년 2월이 출산 예정일이라고 밝혔는데, 이 틱톡 영상에는 저스틴 정씨가 체포될 당시 그의 어머니도 현장에서 아들이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것을 보며 애타게 소리치는 장면도 나와 ICE 요원들이 가족들 앞에서 무리한 체포를 강행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틱톡에 올린 글에서 그녀는 “내 남편을 싫어하고 그가 미국에 있는 걸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냥 떠나게는 해줘야 하지 않느냐. 왜 붙잡는가? 왜 항공권을 사라고 해놓고!”라고 절규했다.
앞서 LA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2살 때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저스틴 정씨는 LA에서 작은 옷 가게를 운영하던 이민자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밤낮으로 일하던 부모님으로 인해 늘 홀로 집에 남겨졌던 정씨는 고등학생 때 랜초쿠카몽가의 한인 갱단 ‘한국 보이즈’(Han Kook Boys)에 가입했다.
이후 2006년 8월 로랜하이츠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가 또 다른 한인 갱단과 패싸움이 벌어졌고, 이때 정씨가 가한 총격에 의해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이어 2007년 10월 열린 선고 재판에서 정씨에게 징역 82년형이 선고됐다. 펠리컨베이 교도소에 수감된 정씨는 이후 성경 공부를 시작하며 지난 날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교도소에서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했다. 이에 지난 2018년 제리 브라운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정씨의 형을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정씨는 총 14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지난 2020년 6월 가석방 명령을 통해 출소했다. 그러나 수감생활로 인해 영주권 신청 시기를 놓친 정씨는 결국 추방 대상이 됐다.
아내 네프탈리 정씨는 고펀드미에 “남편이 청소년 시절 저지른 범죄로 복역했으나 감형과 가석방을 통해 자유의 몸이 됐다”며 “그 이후 삶을 바꿨고, 우리 지역사회의 위기 청소년들에게 멘토로 활동했으며, 곧 태어날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며 “저스틴의 추방에 대한 법적 대응, 태어날 아이를 위한 응급 지원 등에 대비한 비용을 마련하고자 모금을 시작한다.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의 가족을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사랑과 기도, 행동으로 함께 해달라”고 적었다.
그녀의 고펀드미 페이지(gofund.me/3c0861e9)에는 15일 오후 현재 230여 명이 기부한 성금이 1만2,000달러 가까이 모금됐다. 현재 저스틴 정씨는 ICE 구금시설에 수감 중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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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