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푸틴, 4번째 통화 “對우크라 보복공격 강력 언급”

2025-06-04 (수) 10: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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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SNS서 “좋은 대화였지만 즉각 평화로 이어지진 않을 것”

▶ 크렘린궁 “트럼프, ‘우크라의 러 공군기지 공격 몰랐다’ 말해”
▶ 이란 핵협상도 논의… “푸틴, 이란과의 핵협상에 참여할 것”

트럼프·푸틴, 4번째 통화 “對우크라 보복공격 강력 언급”

트럼프 대통령(좌측)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측)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전화 통화를 하며 우크라이나전쟁과 이란 핵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푸틴 대통령과 1시간 15분간 통화한 사실을 공개한 뒤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항공기 공격과 양측이 진행 중인 다양한 공격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좋은 대화였지만 즉각적인 평화로 이어질 대화는 아니었다"며 "푸틴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의한) 공군기지 공격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매우 강력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기습적인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의 장거리폭격기 등 항공기 수십대를 파괴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이 보복 공격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군용 비행장 공격 주제를 꽤 길게 다뤘다고 확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듣는 것이 매우 유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공군기지 공습에 어떻게 대응하겠다고 했느냐는 러시아 기자들의 질문에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격 계획 관련 정보를 사전에 제공받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만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민간 시설을 고의로 공격함으로써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방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2차 협상 전날인 지난 1일 러시아 접경지 브랸스크와 쿠르스크의 교량이 폭발로 붕괴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 정부 회의에서 이 사건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정치 당국이 내린 결정이 확실하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협상을 방해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푸틴, 4번째 통화 “對우크라 보복공격 강력 언급”

우크라이나 드론 공습에 파괴된 러시아 공군기지 모습 위성사진[로이터]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우크라이나 2차 협상 내용과 결과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으며 전반적으로 이번 협상이 유용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날 전화 통화에서는 이란 핵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참여 문제도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결정을 내릴 시간이 소진되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음을 말했다고 소개한 뒤 "나는 우리가 뜻을 같이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푸틴 대통령은 이란과의 논의에 참여할 것이고, 아마도 이 문제를 신속하게 결론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각에 이란은 이 매우 중요한 문제(핵 문제)에 대한 결정에서 더디게 움직여왔다"며 "우리는 매우 짧은 시간 내에 확실한 답을 해 주길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샤코프 보좌관은 러시아가 이란 측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참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야심과 연결되는 우라늄 농축의 중단과 제재 해제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정부 출범 후 네 번째로 이뤄진 두 정상 간의 통화가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두 대통령이 양국의 다양한 분야 협력 회복 가능성을 논의했으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미국 간 수감자 교환 문제는 이번 통화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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