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품류 반입’ 공항 입국검역 대폭 강화

2025-05-30 (금)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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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류·식품·한약재 등
▶ 한인 휴대 많은 품목들

▶ 입국시 적발 압수 잇따라
▶ 최대 1천달러 벌금까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이민정책 강화와 함께 공항에서의 입국심사가 한층 엄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입국시 세관에서의 식품류 등 금지 물품 반입에 대한 검역도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검역 당국은 특히 질병이나 해충이 퍼질 위험성이 높은 특정 품목과 과일, 식품 등에 대한 검색을 까다롭게 하고 있어 식품류 휴대가 많은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가 LA국제공항(LAX)으로 입국한 한인 김모씨는 한국에서 선물로 받은 육포가 포함된 선물세트를 수하물 가방 안에 넣어왔다가 이를 압수당했다. 상업용 포장 상태고 선물용이라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또 한국에서 워싱턴 DC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한인 이모씨는 “입국한 사람들 중 기내식으로 나눠준 샌드위치를 비롯해 수하물 가방에 음식을 가져오던 사람들이 대부분 2차 검색대로 옮겨져 심사를 받았고 음식물은 전부 몰수됐다”며 “기내식까지 반입에 문제가 될지는 몰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인 김모씨도 “입국심사관이 별다른 질문은 없었지만 가방 안에 음식물이 있는지 콕 찝어 물었다”며 “왠만하면 한국서 구입한 음식물은 안가지고 오는 것이 입국 수속시 속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본격 여름철 여행 시즌을 맞아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방문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연방 당국은 농업과 생태계 보호 및 공중 보건 유지를 위해 식품류 반입에 대한 규제 규정 시행을 강화하고 있다. ABC7뉴스는 메모리얼데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여름철 여행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당국이 여행자들에게 반입 금지물품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LAX에서는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소속 단속요원들이 반입 금지 음식 및 농산품 등을 압수하는 사례가 연간 7만 건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며, CBP는 적발을 위해 훈련된 탐지견을 투입하기도 한다.

빅토리아 혼베이커 캘리포니아 식품농무부 디렉터는 “육류, 과일, 채소는 절대 갖고 들어오면 안된다. 소량은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호세 아리아가 오렌지카운티 농업 커미셔너는 예컨대 동양과실파리 같은 침입종은 250종 이상의 농상물을 감염시키고 망가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CBP는 모든 식품 및 농산물은 반드시 신고해야 하며, 금지 및 제한되는 품목으로는 육류, 생과일과 채소, 식물, 씨앗, 토양, 동물성 또는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 제품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인들이 한국에서 많이 구입해 오는 만두, 순대 등과 같은 육류 가공식품과 인삼, 말린 고추, FDA 인증이 없는 의약품이나 한약재 등도 반입금지 품목이다. 육류 건더기가 들어간 라면, 육류 건더기가 들어간 찌개, 국, 카레 등의 레토르트 식품, 일부 유제품도 포함된다.

세관신고서에 식품류가 있다고 기입했을 경우에는 반입 금지 물품에 대한 압수 및 폐기로 끝나지만, 세관신고서에 기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발될 경우 최대 1,000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벌금은 위반의 정도, 반입 품목의 위험성, 고의성 여부, 상업적 목적 여부, 반복 위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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