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 상복부 통증·검은 대변·복부 팽창하면 의심
세탁업에 종사하는 50대 후반의 임 모 씨는 3개월 전부터 전신이 피곤하고 식욕이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한달 전부터는 오른쪽 상복부가 뜨끔뜨끔하게 아프고 복부가 팽창해 왔으며, 이틀 전부터는 대변 색깔이 검게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아왔다. 또 임 씨는 최근 들어 부쩍 어지러운 증상을 호소했다.
임 씨는 10여 년 전에 C형 간염 진단을 받아 지금까지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왔고 그 외에 다른 질병을 앓은 병력은 없었다. 20여 년 전에 장 수술을 받았다. 담배는 20년 전에 끊었고 술은 젊어서 많이 마셨지만 간염 진단을 받고 나서는 끊었다.
임 씨를 검진했다. 혈압은 수축기 100mmHg, 이완기 60mmHg로 환자의 평소 혈압보다 조금 낮은 편이었고, 맥박은 분당 100회가 조금 넘었다. 각막은 창백한 편이었고 피부에는 간 질환 환자에게서 보이는 소견들이 보였다. 복부 검진상 복수가 차 있었고 간이 커져 있는 것이 만져졌다. 대변 검사상 혈변이 보였다.
병력과 이학적 검진을 토대로 임 씨의 병력은 간 질환으로 말미암은 식도정맥류와 상부 위장관의 출혈로 일단 진단했다. 세부 정밀 검사상 임 씨의 혈색소치는 10g/dl로 낮았고, 복부 CT 검사상 간에 경화증이 있었고 간암으로 추정되는 지름 3센티미터 크기의 덩어리가 간 우엽에 보였다.
위 내시경검사상 식도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또 간암의 정도를 보여주는 수치인 태반 단백질의 수치가 높았다. 다행히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진 흔적이 없어 보였다. 임 씨는 원발성 간암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에 들어갔다.
원발성 간암(primary hepatocellular carcinoma)이란 간 자체에서 발생한 암을 말하는데 한국인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 위암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한국이나 중국, 대만에서는 B형 간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미국에서는 C형 간염이 간경화증을 거쳐서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미국에서는 원발성 간암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는 오랫동안 C형 간염을 앓던 환자들이 간암으로 진행된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간암을 유발하는 다른 원인으로 곰팡이에서 생기는 아플라톡신(aflatoxin)은 발암 억제 유전자를 비활성화시켜서 간암을 유발시킨다. 또 알코올 섭취도 간경화 및 간암으로 진행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간암 치료방법은 약물치료는 가능하지 않고 외과수술 뿐이다.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남은 간의 상태가 양호한 경우는 절제술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간암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때는 경피적 간동맥 색전술(transcutaneous arterial chemoembolization)을 많이 하고, 마지막 수단으로 간 이식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영직 내과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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