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과의 나자르씨에 닥친 비극…이스라엘 공격에 10명 중 9명 잃어
▶ 11살 아들만 유일 생존, 의사 남편도 중환자실에…슬픔 견디며 근무 계속
지난 2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의 소아과 의사 알라 알 나자르(38)씨가 근무하는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응급실에 화상을 심하게 입은 아이들 시신 일곱구가 도착했다.
나자르씨가 병원에 근무하느라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었다. 3살부터 12살에 이르는 어린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가자 민방위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집에 있던 아이들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24일 아침까지 계속된 공습으로 생후 7개월 아기와 두살배기 아이는 잔해 아래에 깔려 있었다.
나자르씨는 그렇게 자녀 10명 중 1명만 남기고 모두 잃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11살 아들 역시 중상을 입었고, 남편 역시 크게 다쳐 현재 중환자실에 있다.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 보건부는 역시 의사인 나자르씨 남편이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자마자 집이 폭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무니르 알바르시 가자 보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야히아, 라칸, 라슬란, 게브란, 이브, 라이벌, 세이든, 루크만, 시드라 등 자녀 9명이 사망했다"며 "이것이 가자지구의 우리 의료진이 견뎌야 하는 현실"이라고 적었다.
알바르시 장관은 "가자에서 표적이 되는 것은 의료인들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더 심해져 온가족을 휩쓸고 있다"고 썼다.
나자르씨는 아이들을 잃은 후에도 계속해서 병원에서 일했다고 동료가 전했다.
남편과 살아남은 유일한 아들은 모두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여전히 치료가 진행 중이다. 나자르씨는 근무 중 주기적으로 가족의 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가자 보건부 관계자는 자신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나자르씨가 침착하고 인내심을 유지한 채 현재 벌어지는 일을 받아들이는 듯한 눈빛으로 서 있는 것을 봤다고 CNN에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지역에서 자국군 부대 인근 건물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된 여러 용의자를 항공기를 동원해 공격했다면서,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주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