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대개 수명, 의료비, 시장 변동성입니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꾸준히 은퇴 자산을 갉아먹는 중요한 리스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은퇴 계획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치명적인 요소입니다. 다행히도, 이는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위험 중 하나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흐를수록 돈의 실질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매년 2~3%씩 오르는 물가는 은퇴 기간 중 생활비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예컨대, 1980년에 달걀 한 판이 88센트였지만 지금은 거의 ＄5에 달합니다. 같은 속도로 상승한다면 오늘날 65세인 은퇴자는 95세에 이르면 같은 달걀에 ＄15 이상을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보장연금에는 물가상승 보정(COLA)이 적용되지만, 대부분의 사적 연금은 이러한 조정이 없습니다. 특히 의료비는 일반적인 물가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별도의 대비가 필수입니다.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은퇴 후에는 소비 패턴이 변화하기 때문에, 평균 물가 상승률보다 본인의 지출 구조에 따라 체감 인플레이션이 달라집니다. 보통 식비, 교통비, 의류 등은 줄어들고, 의료 및 각종 서비스 지출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개별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핵심은, 동일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그 영향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1. 주식 투자- 장기적으로 주식은 인플레이션을 능가하는 수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가치주(Value Stocks)는 실물 자산과의 연계성이 높아 인플레이션 방어에 유리합니다.

2. 글로벌 분산 투자- 미국 외 자산과 통화에 투자하면 국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습니다.

3. TIPS (물가연동국채)-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원금과 이자가 조정되는 TIPS는 직접적인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입니다. 은퇴 계좌 내 보유 시 더욱 유리합니다.

4. 사회보장연금 수령 연기- 수령 시점을 늦추면 연 8%씩 혜택이 증가하여 종신 동안 물가 상승에 유리한 조건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5. 단기 고신용 채권- 장기 채권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합니다. 단기 채권은 금리 상승기에도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6. 고정금리 모기지 유지- 인플레이션이 상승해도 고정금리는 월 상환액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투자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지출 계획입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보세요.

-지출 분석: 필수 지출과 선택 지출을 구분합니다.

-건강 대비: 장기요양보험 및 의료비 준비가 필요합니다.

-소비 유연성 확보: 여행은 비수기, 구매는 할인 시즌 활용 등으로 비용 절감

은퇴 생활은 일반적으로 세 단계로 나뉩니다:

-Go-go 단계: 활동적이고 지출이 많은 초기

-Slow-go 단계: 활동이 줄고 지출도 점차 감소

-No-go 단계: 건강 문제로 의료비 중심 지출로 전환

이러한 단계별 특성을 이해하면 현실적이고 유연한 예산 수립이 가능합니다.

인플레이션은 분명한 리스크지만, 전부를 위협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변화하는 소비 패턴을 이해하고, 본인에게 맞는 자산 구성과 유연한 지출 전략을 세운다면 걱정 없이 은퇴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불안감에 휘둘리기보다는, 데이터 기반의 계획과 실천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 가능한 리스크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문의 jum@jumoffice.com

<준 엄 Secure Tax & Accounting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