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우주기반 MD ‘골든돔’ 재임 중 가동…레이건 과업 완수”

2025-05-20 (화) 0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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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해상·우주 배치 미사일로 적 미사일·드론 요격…1천750억 달러 투입”

▶ 고도화하는 북중러의 극초음속 미사일 등 위협에서 美본토 지키기 목표
▶ 20년간 755조원 소요 전망도…좌초된 레이건 ‘스타워즈’ 전철 밟을 수도

트럼프 “우주기반 MD ‘골든돔’ 재임 중 가동…레이건 과업 완수”

골든돔 추진 계획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우주 공간 및 기술을 활용해 미국 본토를 지키는 미사일방어(MD)망 '골든돔'(Golden Dome)을 자신의 임기 중에 실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의 미사일 역량이 고도화하는 가운데, 미소 냉전기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추진하다 미완에 그친 이른바 '스타워즈' 구상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백악관 집무실에서 개최한 발표 행사에서 골든돔의 설계를 결정했다면서 "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전면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9년 1월까지는 골든돔을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군 참모차장인 마이클 게틀라인 장군을 골든돔 사업의 수석 책임자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에 대해 "우주 기반 센서 및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 해상, 우주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뒤 "캐나다도 그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며 연락해왔다"며 "그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건설이 완성되면 지구 반대편과, 우주에서 발사된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역대 최고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건설 전체 비용이 1천750억 달러(약 244조원)에 이를 것이며, 이 가운데 250억 달러(약 35조원)는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단일 법안'(예산 및 감세 관련 트럼프 대통령 기조를 반영한 포괄적 법안)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40년 전에 시작한 과업,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위협을 영원히 종식시키는 일을 진정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골든돔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알래스카가 이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며, 플로리다·조지아·인디애나주 등도 사업 추진 과정에 혜택을 볼 것이라고 소개했다.

골든돔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공체계인 아이언돔과 유사한 차세대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7일 이를 미국에 구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골든돔 구상은 적의 미사일을 발사전(前) 단계, 최초 비행단계, 비행중 단계, 목표물을 겨냥해 하강하는 단계 등 총 4단계에 걸쳐 탐지하고 요격한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여타 미사일방어 체계와 같은 개념인데, 가장 큰 특징은 우주 기반 요격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가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로 추적하고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기를 통해 상승 단계에 있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 능력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 면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가운데, 북한의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을 고리로 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강화는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위협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들을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며 북한이 오는 2035년까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0기를 보유하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지난 40년간 우리의 적들은 재래식 탄두 또는 핵탄두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 그 어느 때보다 고도로 치명적인 장거리 무기를 개발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목표는 힘을 통한 평화"라면서 "골든돔은 적대국들이 더 선진적이고 더 치명적인 장거리 무기를 개발하는 동안 미국 본토가 위협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든돔 구상은 미국 입장에서는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추진된 '스타워즈' 구상의 '재판'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레이건 정부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적의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구상(SDI)을 추진했지만 예산 부족과 기술력의 한계에 부딪혀 중단했다.

하지만 이 구상이 소련과의 군비 경쟁을 가중해 소련을 소모전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냉전의 조기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골든돔으로 미국의 본토 미사일 방어 역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경우 한국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찢어진 핵우산' 우려를 완화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한반도 유사시, ICBM 등을 활용한 북한의 미 본토 공격을 우려해 미국이 북한의 핵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는 데 골든돔이 도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4년이 채 남지 않은 임기 중에 이를 완성할 수 있을지 여부와 비용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선 비용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천750억 달러를 거론했지만 미 의회예산국은 향후 20년간 최대 5천420억 달러(약 755조원)가 들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트로이 마인크 신임 공군 장관은 최근 청문회에서 골든돔 프로젝트에 현재로선 배정된 예산이 없으며, "여전히 개념 수준의 단계"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골든돔은 일부 과거 투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만 진화하는 복합적 위협에 맞서기 위해 차세대 기술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골든돔을 건설한다고 해서 기존 지상·해상·공중 기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골든돔은 현존하는 미사일방어 체계와의 완전한 상호 운용성을 갖추도록 설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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