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권 보유 4만2천명 중 4천272명 투표 등록…대선 후 정치 정상화 기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2025.5.20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0일 수도 워싱턴DC 인근의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미주 지역 유권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미대사관은 워싱턴DC 시내에 있지만 투표소는 유권자 편의를 위해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 있는 한인타운 근처에 마련됐다.
주미대사관은 워싱턴DC, 버지니아주, 웨스트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에 사는 유권자의 재외투표를 관할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4개 지역에서 선거권이 있는 한국인은 약 4만2천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4천272명이 이번 대선에 재외투표자로 등록했다.
2022년에 치른 20대 대선 때는 4천254명이 등록했고, 2천994명이 실제 투표했다.
이미지 확대미국 재외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유권자
미국 재외투표소에서 투표하는 유권자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2025.5.20
이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후 한국이 겪은 정치적 혼란을 우려하며 이번 대선을 통해 나라가 정상화되기를 하나같이 희망했다.
50대 초반으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송정호씨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투표하는 날을 기다린 적은 없었다"면서 "전날 저녁부터 준비해서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바로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답답했다. 저희가 한국에서 받아온 교육이 있고 우리 사회가 가야 하는 길이 있는데 그 길과 너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꼭 투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현진(23·여)씨는 "이번에 한국에서 많은 일이 있어서 투표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재외선거인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겠다고 생각해 출근하기 전에 일찍 왔다"면서 "이번 대선을 통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비엔나에 거주하는 도익환(55)씨는 "대통령이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중간에 그만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별로 좋은 대선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탄핵당해서 갑자기 생긴 두 번째 대선인데 한국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0대 중반인 유재신씨는 계엄령이 발령된 작년 12월 3일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계엄 소식을 들었다면서 "반드시 투표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날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민주주의 국가라면 국민과 시민이 주인이라는 것을 저희가 (투표를 통해) 분명히 밝히고 표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기 마음대로 나라를 운영하고, 우리가 낸 세금과 노동력을 자기 사욕을 위해 쓰기 때문에 그걸 견제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동 주미대사도 이곳을 찾아 투표했다.
조 대사는 투표를 마친 뒤 "재외투표는 우리 재외동포들의 의견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해주시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조 대사는 대선 이후 한미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문에 "한미동맹 관계는 대한민국의 외교안보경제 등 모든 분야의 국가이익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외교관계라 생각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런 한미동맹 관계가 굳건히 유지되고 더욱 발전되기를 기대하고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