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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배우자도 검증토론하자” 이재명 “정치는 부인이 하는게 아냐”

2025-05-20 (화) 09: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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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배우자 TV토론’ 제안…민주 “황당하고 해괴하다” 일축

▶ 국힘 “김혜경 여사, 법카유용 장본인”…민주 “김건희 모시던 버릇 못버렸나”

김문수 “배우자도 검증토론하자” 이재명 “정치는 부인이 하는게 아냐”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문수 후보 배우자 설난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여사 등 대통령 후보 배우자 TV 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2025.5.20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한국시간) 대통령 후보 배우자들의 TV 생중계 토론을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잇달아 내놓으며 이 제안을 사실상 일축했다.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배우자 TV 토론을 놓고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김용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배우자의 사회적 영향력이 크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와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TV 토론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시기 대통령 배우자 문제는 국민께 희망보다는 실망을, 통합보다 분열을 안겨드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각종 논란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제안에 대해 "후보자 검증이 기본이지만 배우자 가족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이 알 필요가 있고, 알고 투표하면 정확한 투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거절할 필요도 없고, 이런 부분이 엄정히 될 필요가 있다면 검증도 하고 토론도 하고 그런 건 기본적인 것 아닌가"라고 언급했다.

김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혜경 여사는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하여 항소심에서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장본인"이라며 "이 후보의 대선 뒷바라지를 하면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후보 배우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이 후보 본인의 도덕성 및 청렴성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배우자 TV 토론 제안에 황당하다고 일축한 뒤 김건희 여사를 소환하며 역공에 나섰다.

조승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금 대통령 선거는 국난 극복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누가 준비된 대통령인지 후보 검증에 주력할 때"라며 "마이크 잡고 할 이야긴 아닌 것 같다. 황당하고 해괴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비서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이런 코미디 같은 제안이 앞뒤 생각 없이 나왔다니 놀랍다"라며 "설난영 씨가 제2의 김건희 같은 사람이라는 직감이 든다"고 적었다.


박지원 의원은 "세계 정치사에서 없는 듣보잡 발상으로, '김건희 대통령, 윤석열 영부남 정권'에서 김건희 모시던 못된 버릇을 아직도 못 버린 정당답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 김혜경 여사는 김건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김건희 치마폭에 빠져 있을 건가"(최민희 의원), "김건희를 모시더니 배우자를 대통령으로 인식하는구나"(노종면 의원) 등의 비판도 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기 파주시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배우자 토론을 하자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정치는 대통령이 하는 거지, 부인이 하는 게 아니다"라며 "아들이 영향을 주면 아들 토론도 해야 하고, 친구가 영향을 주면 측근 토론도 해야 하겠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파주가 지역구인 윤후덕 의원을 거론, "윤 의원이 우리 측근으로 소문났다는데, 그러면 측근 토론도 한번 해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배우자가 없는)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하나"라며 "그것이 그 당의 문제다. 즉흥적이고, 무책임하고 대책 없고, 그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신성한 주권 행사의 장에 그런 식으로 장난치듯이 이벤트화해서는 안 된다. 격식에 맞게 말해달라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 비대위원장은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혜경 여사께서도 영부인 검증에 대한 중요성을 익히 알고 계셔서 2022년도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민주당이 계속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영부인 검증을 위해 어떠한 방법이라도 제안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녹취론 논란 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한 검증해야 한다'고 밝힌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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