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2025-05-19 (월) 12:00:00
크게 작게

▶ 미사서 ‘화합과 단결’ 강조

▶ 팔리움·어부의 반지 착용
▶ 새 교황 즉위에 환호 물결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 공식 즉위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서 공식 즉위 미사를 가진 교황 레오 14세가 포프모빌을 타고 환호하는 군중에 화답하고 있다. [로이터]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가 18일(이하 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미사를 집전하며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끄는 교황직의 시작을 전 세계에 알렸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가톨릭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가난한 자를 위해 봉사하며 전 세계의 화합을 이끄는 하나 된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9시7분께 지붕 없는 하얀색 전용 의전차량 ‘포프모빌’에 오른 채 성 베드로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교황은 광장을 돌며 “교황 만세‘(Viva il Papa)를 외치며 환호하는 신자들에게 미소 지으며 손 들어 인사했고, 신자들이 들어올린 아기들의 이마에 입 맞추며 축복하기도 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입장한 교황은 오전 10시께 대성전 지하에 안장된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무덤에 참배했다. 이후 가톨릭 성인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도움을 청하는 ’성인 호칭기도‘와 고대 찬가인 ’그리스도께서는 승리하신다‘(Laudes Regia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추기경들과 함께 대성전 내부에서 성 베드로 광장으로 행진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오전 10시15분께 광장에 설치된 제대에 올라 라틴어로 ”형제자매여, 주님께서 만드신 이날에 우리는 이 물의 표징을 통해 우리 세례의 기억을 새로이 합니다“라고 기도하며 미사를 시작했다. 미사 도중 어깨에 걸치는 고리 모양의 흰색 양털 띠 팔리움과 교황의 사도적 임무를 상징하는 ’어부의 반지‘를 착용했다. 교황권의 상징물을 착용함으로써 교황으로서의 직무 시작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의식으로, 이때 레오 14세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한 표정이었다.

팔리움은 길 잃은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로서의 사명을 뜻하며 어부의 반지는 베드로처럼 교회의 일치를 수호하고 신앙을 지키는 교황의 사명을 드러낸다. 콘클라베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추기경이 레오 14세의 손에 반지를 끼웠고 팔리움은 마리오 제나리(이탈리아) 추기경이 걸어줬다.

이어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하는 12명의 대표단이 교황 앞으로 나아가 복종을 맹세했다. 추기경 3명과 주교 1명, 사제 1명, 부제 1명, 두 수도회 총원장(남녀 각각 1명), 한 쌍의 부부, 한 소년과 한 소녀 등 모든 교회 구성원이 대표단으로 선발됐다.

레오 14세는 이날 개혁파였던 전임 프란치스코보다 가톨릭교회의 전통적 신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탈리아어 강론을 통해 자신을 교황으로 선출한 추기경들이 기독 신앙의 풍부한 유산을 보존할 능력이 있는 목자를 찾아 나섰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도 환경을 위협하고 빈부격차를 만드는 경제 체계를 경계하고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와 화합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그리고 자신이 이름을 딴 레오 13세 교황과 같이 사회 정의를 추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