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고 싶어 하시는 서민적인 교황님. 권위적이지 않으며, 탱고도 칠 줄 아시고, 좋아하는 축구팀도 있으십니다. 평범한 말로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시며, 세속적이지 않게 우리 곁에 다가오시는 분이십니다.
이번에 교황님의 ‘어록'을 보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쓰신 분은 교황님께서 이곳저곳에서 하신 말씀·강론 중에 하신 중요한 말씀들을 모아 훌륭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어렵지 않은 글로 여기저기에 걸쳐 다양한 내용을 담아 주셨습니다. 젊었을 때 했던 행동들,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 조국 정치에 대해 쓴 소리를 하신 일들 등도 담겨 있습니다.교황님은 “정의에 비굴함은 없어야 하며, 진리를 위해 국가의 중대사에는 적극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조국 아르헨티나에 많이 참여했어요.
가톨릭 교리 안에서도 진보적 성향을 지닌 최초의 예수회 소속 출신 교황이며, 세계 인구가 가장 많은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님이시지만 살고 태어나기만 아르헨티나일 뿐, 혈통은 이탈리아계이시군요. 어떻게 교황 이름이 정해지는지는 잘 모르지만, 원래 이름은 ‘호르세 마리오 베르골료'였습니다. ‘베르골료 교황'이 아니라 수도회 창립자 이름으로 한 최초의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자신의 원래 이름을 없이 경외하고 존경하는 성인의 이름으로 대신하셨습니다.
감정이 있으니 여인 생각도 하셨고, 사랑도 하시고, 고뇌 속에서 헤쳐 나오셨어요. 예수회 신부님은 과거도 있어요. 그래서 세상 경험도 많고 세상을 잘 아십니다. 우리를 잘 아신다는 것입니다.
추기경 시절에도 지하철을 타시고 교황 시절에도 내주는 좋은 차 안타고 서민 차를 타시면서 금지팡이보다 은지팡이를 잡으시며 교황 직을 수행하셨습니다. 어느 날 신문에 아이가 교황님에게 다가가서 장난하는 것에 신경질을 부리는 걸 보고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당신도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에 내가 잠깐 감정도 없이 사는 신으로 생각했음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기도와 당신의 기도는 같습니다. 당신은 예수님의 최고의 제자 베드로의 대를 잇는 분이며 우리를 아우르며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전해 주시는 큰 영을 가지신 분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고뇌가 있고 방황도 하시는 걸 봅니다. 서민적인 당신은 우리의 기도가 필요하시다고 하셨지만 우리는 당신을 쳐다볼 때 당신의 말이 없어도 당신을 위해 기도드렸습니다. 당신은 크고 위대하며 우리의 대장노릇을 하신 분입니다. 그 자리에 계심에 우리에게 큰 힘을 주셨습니다.
사랑이 나눔이며 내려주는 사랑은 강복이며 우리가 당신에게 받는 은혜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사랑하고 쳐다보는 게 기도입니다. 그분을 위해서 어떤 이유가 있는 기도는 필요 없습니다. 이유는 나를 위한 기도입니다. 당신도 똑 같습니다. 나의 당신을 향한 사랑은 당신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최초로 무슬림의 발을 씻어주신 분, 마지막 가사는 길에 100달러만 남기고 하늘나라로 가신 분, 평소에 원하신 바티칸시국이 아닌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치된 소박한 무덤에는 하얀 장미 한 송이만 남겨두셨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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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혁 패사디나,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