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중에 결정”…임기단축 개헌 공약·’경제 리더십’ 등 검토할 듯
▶ 29일 국무회의·30일 美해군장관 접견 조율 등 이달 말까지 대행 업무 수행

(서울=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영국 시사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4.28 [국무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내달 초 대행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28일(이하 한국시간)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권한대행의 공직 사퇴 및 대선 출마 선언 여부는 5월 1∼3일 중 하루로 결정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행이 오는 30일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대행으로서 수행할 일정이 생기면서 이번 주 후반에 사퇴 후 출마 선언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일과,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의 사퇴 시한은 각각 다음 달 3일, 4일이다.
같은 달 3일부터 6일까지 연휴 기간인 만큼 1일이나 2일에 공직에서 물러나 대선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대선 출마를 준비할 캠프 구성 움직임도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 대행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총리실의 일부 정무직 참모들은 이달 내 사퇴해 '소수 정예' 캠프를 꾸릴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택 총리비서실장은 이미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또 김수혜 공보실장과 신정인 시민사회국장 등 실·국장급 핵심 참모들이 이미 지난주부터 사직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 2021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몸담았던 인사들로, 원희룡계가 향후 한덕수 대선 캠프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캠프는 소규모로 구성해도 한 대행이 지난 50년간 공직 생활을 하며 쌓은 정·재계와 관가 인맥들, 외곽지지 세력에 문호를 개방해 점차 세를 불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 대행은 사퇴 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낙연 전 총리에까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행의 측근 인사들은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2028년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선을 함께 치르면서 개헌을 추진하는 방안을 핵심 공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87년 체제'가 수명을 다했다는 논리를 앞세워 안정적인 대한민국의 시스템 선진화를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또 두 차례의 총리와 경제 부총리, 주미대사까지 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게 한 대행 측의 설명이다.
동시에 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총리라는 비판도 사전에 차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총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엄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그동안 계엄에 반대했다고 얼마나 얘기를 많이 했느냐"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는 국무회의 주재를 포함해 예정된 일정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조만간 정대철 헌정회장과 회동할 계획이다. 출마에 대한 최종 결심을 굳힌 뒤 정치권 원로이자 경기고·서울대 선배로서 막역하게 지내온 정 회장을 만나 향후 행보를 상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행은 29일 국무위원 간담회와 정례 국무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한 대행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국무위원 간담회나 국무회의에서 한 대행이 사퇴·출마에 대한 의사 표명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내각에 빈틈없는 국정 운영에 대한 당부만 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일 오후에는 한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는 일정도 예정돼있다.
같은 날에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되는 2차 경선 결과 발표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경선 결과에 따라 한 대행의 거취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어 30일에는 간담회에 참석하는 공개 일정이 잡혀있다. 또 총리실은 한 대행이 당일 방한하는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을 접견하는 일정도 조율 중이다.
펠란 장관은 한국 조선소를 방문해 한미 간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한 대행을 예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조선업 재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1위 조선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데다, 우리 입장에서도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은 미국발 상호관세 철폐에 한국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선업은 미국발 통상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큰 카드"라면서 "면담이 성사된다면 서열과 의전 등을 고려할 때 한 대행이 펠란 장관을 접견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9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한 대행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30일 기업 총수나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회동하고, 그 밖에 관가·정계 인사들은 만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