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첫 도전서 ‘깜짝 3위’…여당 분열에 올해 선거판도는 ‘안갯속’
여당발(發) 정치적 혼란과 경제난에 신음하는 남미 볼리비아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을 새로 뽑는 선거가 오는 8월에 치러진다.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TSE)는 28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적격 여부를 검토해 다음 달 중 최종 출마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에서 지지율 조사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예비후보는 현재 13명이다.
연임에 도전한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61세)을 비롯해 호르헤 키로가 전 대통령(64세), 안드로니코 로드리게스 상원 의장(36세), 사무엘 도리아 메디나 전 기획조정부 장관(66세), 만프레드 레예스 비야 코차밤바시(市) 시장(70세) 등이 주요 인물로 거론된다.
성관계를 위해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65세) 역시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미 3차례 대통령을 지낸 상황에서 헌법재판소로부터 '임기 제한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 더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는 결정을 받은 데다 검찰 체포 대상에 올라 있어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엘데베르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한국계 목사 겸 의사인 정치현 박사(55세) 역시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에서 태어난 정 박사는 선교사였던 아버지 정은실 볼리비아 기독대(UCEBOL) 설립자를 따라 12살 때인 1982년 볼리비아로 이주한 이민 1.5세대다.
그는 지난 2019년 대통령선거에서 '깜짝 선전'을 펼치며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다만, 이 결과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 측 선거 부정으로 무효가 됐다.
이듬해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는 4위에 올랐다.
정 박사는 올해 선거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오랜 역사를 가진 정당인 민족혁명운동(MNR)의 지지를 확보했다.
가장 가까운 시점인 지난달 발표된 지지율 조사에서는 로드리게스 상원 의장이 1위에 올랐다. 정 박사는 4∼5위권에 속했다.
다만 전·현직 대통령인 '아르세 vs 모랄레스'로 대변되는 집권 여당의 분열 속에 후보 간 연대 행보가 며칠 만에 확 바뀌는 등 변화가 커서 선거 판도를 예상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진 아르세 대통령과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상으론 한 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 후보 간에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지 일간 엘데베르는 "대선이 정상적으로 치러질지에 대한 우려도 야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며 "모든 게 불투명해서, 예비후보들이 선거전략 수립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재판소 발표상으로 올해 볼리비아 대선은 8월 17일에 치러진다.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와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린 후보가 나오면 곧바로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10월 예정)를 진행한다.
차기 대통령은 11월 8일 취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