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과 대피 부상자 없어
▶ 38세 남성 체포 동기 조사
▶ 수제 방화장비 계획 범죄
▶ ‘유대 혐오범죄’ 가능성도

조시 셔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관저가 13일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새까맣게 불타 있다. [로이터]

조시 셔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로이터]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관저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38세의 펜실베이나 주민으로, 경찰은 정치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펜실베니아 경찰은 이날 오전 2시쯤 주도인 해리스버그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 화재가 발생해 20분 만에 진압됐다고 밝혔다. 불길이 시작된 응접실은 벽지와 집기가 모두 까맣게 그을렸고 일부 창문도 깨졌다. 사건 당시 위층 침실에서 자고 있던 셔피로 주지사와 가족들은 관저 경비원들의 도움을 받아 부상 없이 대피했다.
경찰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방화 범죄라고 판단하고 있다. 화재 발생 직전 관저 경비 담당 경찰관들은 한 남성이 약 2.1m 높이의 철제 울타리를 넘어 자택에 진입한 사실을 파악하고 서둘러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남성은 경찰관들을 따돌린 뒤 약 1분 남짓한 시간에 수제 방화 장비를 활용해 집 안에 불을 붙이고 도주했다. 주 경찰 관계자는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아주 체계적으로 준비된 범죄”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 끝에 해리스버그 주민인 코디 발머를 용의자로 이날 체포했다. 발머는 2015년과 2023년 각각 위조 및 단순 폭행 혐의로 기소된 이력이 있으나 이번에 셔피로 주지사를 공격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발머에게 살인미수, 테러, 방화미수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워싱턴포스트(AP)는 “셔피로는 최근 몇 년간 민주당의 ‘떠오르는 스타’였다”며 정치적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행정 능력과 뛰어난 언변으로 ‘차기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셔피로 주지사를 노린 정치 공격이라는 해석이다. 셔피로 주지사는 작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유력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꼽히다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게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셔피로 주지사는 현재도 2028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셔피로 주지사는 이날 “정당과 진영을 막론하고 폭력은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대인 혐오 범죄 의혹도 제기됐다. 유대인인 셔피로 주지사는 2023년 10월 개전한 가자지구 전쟁 관련 펜실베니아주 내 친 팔레스타인 시위를 탄압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방화 사건은 유대계 명절인 유월절(4월13·14일)에 발생했다.
미국 정치권은 최근 빈발하는 정치 테러에 우려를 표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해 7월과 9월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노린 충격적인 암살 시도가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정부효율부(DOGE)에서 연방 정부 구조 조정을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테슬라 차량 방화·파손 사건이 미국 전역에 확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