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다가 후회하는 집들 2

2025-04-10 (목) 07:58:33 승경호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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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고객과 함께 한 집을 보러갔다. 시장에 나온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은 집이었기에 오픈 하우스는 이미 줄을 서서 대기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 본 이 집은 전면 벽돌 외관이 잘 관리되어 있어 단정하고 인상적이었다.

물론 약속 전에 그 집의 단점은 미리 확인했다. 뒷마당 너머로 이어지는 큰 길이 그 중 하나였고, 그 사실을 고객에게도 솔직히 말씀드렸다. 하지만 한번 더 확인하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에 함께 방문하기로 했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다행히 물기 문제는 보이지 않았고, 창문은 교체시기가 임박했으나 아직 사용할 수 있는 상태였다. 마루는 원목으로 되어 있었고, 몇몇 곳은 햇빛에 바래 있었지만 눈에 띄는 흠집은 없었다. 페인트는 최근에 칠한 듯 벽면 전체가 깔끔하고 신선하게 느껴졌다. 부엌은 전체 집 크기에 비하면 조금 작았지만 고객의 가족 규모에는 적절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두가지 결정적인 요소가 아쉬움을 남겼다. 첫 번째는 2층의 화장실 수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젊은 부부인 이 고객은 장기거주를 고려하고 있었고, 향후 가족이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이 부분은 간과할 수 없는 요소였다. 또한 자주 손님이 방문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이들에게는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앞서 언급했던 대로, 집 뒤편의 문제였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였지만, 실상은 다르다. 낮에는 차량소음이 바람과 먼지에 섞여 둔화되어 들릴 수 있으나, 밤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먼지가 가라앉고 바람이 잦아들며 나뭇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 오면 도로에서 나는 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려온다. 비가 오거나 눈이 쌓인 날에는 그 소리는 몇배로 커지며, 차들이 지나갈 때 발생하는 진동과 울림까지 더해지기도 한다.

게다가 도로에서 발생하는 것은 소음만이 아니다. 차선 페인트에서 벗겨진 납 성분의 먼지, 타이어 마모에서 생기는 고무 미세먼지는 건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순히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건강과 직결 될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물론 요즘 같이 주거 밀도가 높아지는 시기에는 완벽한 조건을 모두 갖춘 집을 찾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다보면 고객들께서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물으시기도 한다. 그러나 저는 늘 말씀드린다. “집은 단지 오늘 하루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가족의 미래와 건강을 품은 그릇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고객과 함께 고민한다. 조금 더 발품을 팔더라도, 더 많은 집을 둘러보더라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조언하고 동행한다. 때로는 단점을 먼저 말씀 드리고, 좋은 점은 그 다음에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가장 좋은 선택은 고객 스스로가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집을 찾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고객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편안하고 얌전한 곳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만족스러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슈나이더팀은 오늘도 정직한 마음으로 함께합니다.
문의 (703)928-5990

<승경호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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