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충돌증후군 발발 위험
▶ 방치 시 회전근개 파열될 수도
▶ 흡연·당뇨·고혈압 위험 요인
세종에 사는 박모(41)씨는 1년이 넘게 출근 전 매일 새벽 수영을 해왔다. 그러나 “수영이 삶의 커다란 즐거움”이라던 그에게 최근 날벼락이 떨어졌다. 어깨 통증이 점점 심해져 찾은 정형외과에서‘수영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 박씨는 “수영하기 전에는 없던 어깨통증이 몇 개월 전부터 계속되다가 최근엔 잠을 잘 때도 불편해졌다”며 “통증이 있지만 수영을 그만 두기는 싫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수영은 유연성과 근력, 심폐지구력을 기르는 데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물에 떠서 쉴 새 없이 팔을 회전하거나, 접었다 펴야 해 어깨 주변에 피로가 누적된다. 그만큼 어깨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수영의 경우 접영은 특히 어깨에 무리가 가는 영법이다.
팔을 많이 쓰는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다. 테니스나 배드민턴은 어깨와 팔을 많이 사용하고, 라켓을 치기 위해 어깨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 많다. 테니스공과 셔틀콕을 치려는 동작을 계속하게 되면 어깨에 뻐근함을 느끼게 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김형건 진료원장은 “머리 위로 손을 올리는 동작을 반복할 경우 어깨충돌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 힘줄이 어깨뼈와 부딪히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그로 인해 팔을 앞쪽이나 옆쪽으로 올릴 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된다. 팔을 움직일 때마다 어깨에서 마찰음 소리가 나거나,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탓에 수면장애도 일으킨다.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여우진 원장은 “대부분의 경우 어깨에 통증이 생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방치해 질환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인한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은 증상이 비슷해 환자 스스로 정확하게 구분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한 외상 없이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는 오십견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어깨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극상근·극하근·견갑하근·소원근)이다.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뒤로 하는 동작이 어려워진다.
이상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와 퇴행성 변화 등으로 노령층에서 주로 많이 생겼으나, 최근엔 어깨의 반복적인 사용이 많은 골프나 야구, 배드민턴, 수영 등으로 30~40대 청장년층의 회전근개 파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손상이 경미한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물리치료, 약물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부분 파열이 진행된 경우엔 약물치료로는 통증 조절이 어렵고 수술하기엔 다소 이르기 때문에 콜라겐 주사치료법을 주로 쓴다. 콜라겐 주사는 아텔로콜라겐을 병변 부위에 주입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 효과를 높이는 치료법이다. 아텔로콜라겐은 힘줄과 인대의 구성 성분으로 인체에 사용해도 해가 없게 만든 콜라겐이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최경원 원장은 “회전근개 부분 파열까지 진행된 환자가 회전근개 봉합수술 대신, 통증 완화와 어깨 기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0년 서울·여의도성모병원 연구진이 회전근개 부분 파열 환자 94명에게 아텔로콜라겐 주사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아텔로콜라겐을 맞은 환자군의 36.7%가 6개월 뒤 회전근개 부분파열 부위가 회복됐으나, 주사를 맞지 않은 대조군에선 그 비율이 6.3%에 그쳤다.
힘줄이 끊어진 회전근개 완전파열 상태를 방치하면 힘줄이 퇴화하면서 지방이 쌓이게 된다. 이땐 봉합수술 자체가 어렵고 봉합을 하더라도 재파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와 함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영은 물에 들어가기 전 어깨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어깨 통증이 있다면 부상 위험이 큰 접영이나 평영보단 어깨에 무리가 덜 가해지는 자유형과 배영이 좋다. 목·허리디스크 환자라면 자유형을 피해야 한다. 고개를 양쪽으로 돌리며 호흡하는 과정에서 목에 부담이 가해질 수 있어서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어깨 통증이 있는 이와 마찬가지로 평영과 접영을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영법 특성상 허리를 젖히는 동작이 많은 만큼 디스크에 많은 압력이 가해져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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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