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박물관 특별전 2027년 1월까지 이어져
▶ 초기 습작노트 등 눈길

아카데미 영화박물관의 봉준호 전시장 내부와 큐레이터. [연합]
할리웃 영화산업의 본산 LA에 있는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봉준호 감독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개막됐다. ‘디렉터스 인스퍼레이션: 봉준호(Director’s Inspiration: Bong Joon Ho)’라는 타이틀의 이 특별전은 지난 23일 개막돼 오는 2027년 1월10일까지 약 1년 10개월 간 계속된다.
박물관 건물 2층 공간이 거의 통째로 할애된 갤러리는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 있다.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가 처음 만나는 공간의 가운데에는 영화 ‘괴물’ 속 괴물 모형과 하마-돼지를 닮은 ‘옥자’ 얼굴 모형이 전시돼 먼저 방문객들을 맞는다. 왼쪽 벽면에는 ‘기생충’에 등장한 여러 가족사진과 그림이 걸려 있었고, ‘옥자’와 ‘괴물’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스케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이 ‘감독의 영감’이라는 뜻의 ‘디렉터스 인스퍼레이션’ 시리즈로 집중 전시를 연 것은 2021년 9월 이 박물관 개관 이후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 벨기에·프랑스의 아녜스 바르다 감독에 이어 봉 감독이 세 번째다.
전시를 기획한 미셸 푸에츠 큐레이터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봉준호는 매우 독보적인 영화감독이고, 그처럼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없다”며 봉 감독의 독특한 작품세계와 제작 방식을 영화 팬들에게 소개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푸에츠 큐레이터는 “봉 감독의 영화는 재미있고 드라마틱하며 때로는 무섭기도 하지만, 그 안에 깊은 인간애가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점 둔 부분으로 “봉 감독의 작업 방식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내부 갤러리 공간”을 꼽았다.
푸에츠 큐레이터가 서울에 있는 봉 감독의 작업실을 직접 방문하고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전시장 내부 중앙의 공간은 두 벽면 전체가 봉 감독이 그린 영화 스토리보드로 꾸며졌고, 한쪽 벽면의 스크린에는 스토리보드 한 장면과 이 그림을 영화 속에서 실제 구현한 장면이 나란히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