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석유부국 가이아나에 ‘군사력 지원’ 시사…에너지 공급망 강화 합의

27일(현지시간) 가이아나 대통령(오른쪽)과 악수하는 루비오 국무장관[로이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이웃' 베네수엘라와 영토 분쟁 중인 가이아나를 찾아 군사력 지원을 시사하며 안전 보장을 약속했다.
카리브해 지역 3개국을 순방 중인 루비오 장관은 이날 두 번째 방문지인 가이아나의 수도 조지타운에서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가이아나 또는 엑손모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베네수엘라는 몹시 나쁜 하루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계 글로벌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은 가이아나에서 유전 탐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가이아나 등을 공격할 경우)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이달 초 베네수엘라 해안경비대 선박이 엑손모빌의 가이아나 해저 유전지대를 침범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루비오 장관의 이날 언급은 경우에 따라선 미국이 가이아나에 대한 군사력 지원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는 암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가이아나 대통령도 베네수엘라를 의제로 논의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보호하려는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르판 알리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과 에너지 생산 통합 및 공급망 강화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는 가이아나와의 접경 지역인 에세퀴보(과야나 에세키바)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양국 간 국경 분쟁이 진행되고 있다.
에세퀴보 지역은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가이아나의 총 국토 면적(21만㎢)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금, 다이아몬드 등 각종 지하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바다에서는 막대한 규모의 유전이 발견되기도 했다. 가이아나 해저 유전에서는 미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 등을 중심으로 탐사 및 개발이 진행 중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현재 가이아나 땅인 에세퀴보에 '과야나 에세키바' 주(州)를 신설하고 올해 지방선거·총선을 통해 해당 지역 주지사와 국회의원 8명을 뽑을 예정이라고 밝혀 가이아나의 반발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