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 한인은행 총 114억달러
▶ 뱅크오브호프 46억달러 최대
▶ 전체 은행 예금고의 3분의 1
▶ 한인 현금 여전히 선호 반영

한인은행에 예치된 10만달러 이상 고액예금 계좌 규모가 114억달러에 달한다. 최대 한인은행인 뱅크오브호프에만 46억달러가 예치돼 있다. [박상혁 기자]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한인 은행들에 예치된 10만달러 이상 고액 계좌 규모가 100억달러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은행의 유동성에 대한 중요성이 특히 강조되면서 한인 은행들이 예금고 확충에 적극 나선 것이 주요 이유로 분석된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최근 발표한 연례 고액 예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장 최근 자료인 2024년 4분기(2024년 12월30일) 기준,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8개 한인 은행에 예치된, 10만달러를 초과하는 고액 예금계좌의 규모는 총 113억7,191만달러로 집계됐다. (도표 참조)
FDIC는 고액 예금 계좌 현황을 10만~25만달러, 25만달러 이상 계좌 등 두 부문으로 나눠 집계한다.
지난 4분기 10만달러 이상 총 고액 예금 113억7,191만달러 가운데 10만~25만달러 예금은 전체의 41%인 46억7,693만달러에 달한다. 25만달러 이상 예금이 나머지 58.9%인 66억9,498만달러를 차지했다.
예상과 달리 고액 예금 중 25만달러 이상이 전체의 거의 60%를 차지하며 10만~25만달러 예금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만달러 이상 고액예금이 가장 많은 은행은 자산규모 기준 1위인 뱅크오브호프의 46억3,445만달러로 8개 한인은행 전체 총액의 40.8%를 차지했다. 이어 자산규모 2위 한미은행이 21억4,959만달러(18.9%), PCB 은행이 10억5,972만달러(9.3%)로 탑3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3개 한인 은행은 유일하게 고액 계좌 규모가 10억달러 대를 넘었다.
이어 우리 아메리카(9억2,748만달러), 오픈뱅크(8억4,221만달러), CBB 은행(6억5,784만달러), US 메트로 은행(6억375만달러), 신한 아메리카(4억9,687만달러) 등 나머지 5개 한인 은행들도 모두 억달러 대의 고액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8개 한인 은행들의 총 고액 예금고 113억7,191만달러는 8개 한인은행들의 2024년 4분기 기준 총 예금고 329억1,711만달러의 3분의 1이 넘는 34.5%에 달하는 것으로 한인들의 현금 선호현상이 여전히 강함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체 예금에서 고액 예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 내 민족 중 한인들이 중국계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인들의 뭉칫돈 예금통장 비율이 주류 사회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것은 ▲한인들의 예금을 통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여전하고 ▲한국으로부터 자금 유입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한인들이 부동산이나 증시투자 등과 함께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에 분산 예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자산이 많거나 고수익 한인들의 경우 분산투자 원칙에 따라 주식, 부동산 등과 함께 은행 예치 현금 등으로 나눠 보유하고 있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면서 예전보다 원화의 달러 전환 재정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의 정치및 경제 상황 불안과 함께 한국 정부의 부유층에 대한 세금 부과가 높아지면서 미국으로 자금을 옮기는 한국인들이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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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