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한 내용, 트럼프 공식 발언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 협상과 관련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보낸 서한을 수령했다며 이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대응하겠다고 17일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편지의 내용은 미국 대통령의 공식 발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대부분 추측"이라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서한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적절한 경로를 통해 답변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야톨라 하메네이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우리가 평화 합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공식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이란은 앞서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서한을 넘겨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미국과 협상하는 것에 여지를 두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이란은 항상 협상에 열려있지만, 대화는 공정하고 존중을 보이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 개발을 막겠다며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최대 압박'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제안을 가리켜 "여론을 오도하려는 기만행위"라며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협상에 나설 이유가 있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란은 2015년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를 제한하는 대신 서방이 부과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타결했다.
하지만 3년 뒤인 2018년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는 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제재를 복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