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천 44%로 9년새 8%P 줄고 무교 7%P 증가
시애틀이 종교가 없는 주민들의 비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비(非)종교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시애틀이 최근 10년 사이 무교 주민들의 비율이 크게 늘어나면서 더욱 종교색이 옅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2023-24년 미국 종교지형연구(Religious Land-scape Study) 에 따르면 킹, 피어스, 스노호미시 등 시애틀지역에서 기독교를 믿는 성인 인구(44%)와 종교가 없는 인구(44%)가 처음으로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년 전인 2014년 조사 당시 기독교 인구가 52%였고 무교 인구가 37%였던 것에 비해 기독교 인구는 크게 줄어들고, 무교 인구는 크게 증가했다. 기독교 인구는 8% 포인트가 줄었고, 무교 인구는 7% 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시애틀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기독교 인구가 줄고 무교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미 전국적으로 보면 2014년 당시 기독교 신자 비율은 71% 달했지만 지난 2023년에는 62%로 9% 포인트가 줄었다.
‘종교가 없다’고 말한 무교의 비율은 지난 2014년 23%였으나 지난 2023년에는 29%로 6%포인트가 늘었다.
불교나 이슬람 등 비기독교 종교 신자 비율은 2014년 6%에서 지난 2023년 7%로 소폭 늘었다.
전국적인 추세를 반영하듯 시애틀도 기독교 신자 비율은 52%에서 44%로, 무교 비율은 37%에서 44%로 늘어난 가운데 비기독교 종교 신자 비율이 10~11%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퓨 리서치 센터는 “미국 전역에서 기독교 신자의 감소와 무교 인구의 증가가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서부 대도시 지역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시애틀과 역시 서북미인 포틀랜드가 '미국에서 가장 종교적이지 않은 대도시'로 꼽혔다. 시애틀과 포틀랜드에 이어 샌프란시스코에서 무교 비율이 42%에 달했다. 보스턴과 샌디에이고가 40%로 뒤를 이었다.
포틀랜드는 기독교 신자의 비율이 42%로 시애틀보다 낮아, 미국에서 기독교 인구가 가장 적은 대도시로 기록됐다.
반면, 무교 인구 비율이 가장 낮은 도시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으로, 무교 인구가 22%에 불과했고 기독교 인구는 73%에 달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시애틀은 불교 신자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시애틀 지역에서는 종교별로 보면 ‘복음주의 개신교(Evangelical Protestant)’ 와 ‘특정 종교 없음(Nothing in particular)’ 이 각각 2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신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불가지론자(Agnostic)가 14%, 가톨릭이 11%, 주류 개신교(Mainline Protestant)가 9%, '신이 아예 없다'고 믿는 무신론자(Atheist)가 9%, 불교신자가 4%에 달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종교를 갖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시애틀·포틀랜드·샌프란시스코 같은 서부 도시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퓨 리서치 센터 관계자는 "시애틀은 서부 대도시 중에서도 종교적 신앙을 덜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며 "이번 조사 결과는 앞으로도 기독교 인구 감소와 무교 인구 증가가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